[GK뉴스온]100년의 단맛, 안동의 시간을 빚다… 안동식혜 1대 서남기, 2대 이영규 명인
- 박주은 기자
- 입력 2026.02.1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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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은 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의 손에서 다시 빚어질 때, 그것은 오늘의 문화가 된다.
[GK뉴스온 로컬스팟] 100년의 단맛, 안동의 시간을 빚다… 안동식혜 1대 서남기, 2대 이영규 명인
경북 안동은 유교문화와 종가음식의 고장이다. 그 가운데서도 겨울이면 더 생각나는 붉은 빛의 별미가 있다. 바로 ‘안동식혜’다. 엿기름과 고춧가루, 무와 생강이 어우러진 이 독특한 발효 음료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세월과 정성이 빚어낸 지역의 문화유산이다.
GK뉴스온은 안동식혜의 맥을 2대에 걸쳐 이어온 장인을 조명한다. 1대 서남기, 그리고 2대 이영규 명인이다.
1대 서남기 명인, 안동의 맛을 지키다
1922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난 서남기 명인은 달성서씨 가문 출신으로 평생을 안동에서 살며 전통 식혜의 맥을 지켜왔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산업화를 거치는 격동의 시대 속에서도 그는 가정의 부엌에서 시작된 전통 제조법을 고수했다.

안동식혜 명인 1대 서남기여사
안동식혜는 일반 식혜와 달리 밥알이 거의 없고, 고춧가루와 무채가 들어가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특징이다. 서 명인은 엿기름 거르기, 무 절이기, 발효 온도 조절 등 모든 과정을 손맛과 감각으로 완성했다.
그가 빚은 식혜는 종가 제사상과 마을 잔치, 명절 상차림에 빠지지 않았다. 안동 사람들에게 그의 식혜는 ‘어머니의 맛’이자 ‘고향의 맛’이었다.
2008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는 “전통은 지키는 것이 아니라 이어가는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2대 이영규 명인, 전통을 넘어 미래로
1951년 안동에서 태어난 이영규 명인은 어린 시절부터 1대 서남기 명인의 곁에서 식혜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며 자랐다. 무를 채 써는 법, 엿기름 물을 고르는 눈, 발효 시간을 읽는 감각까지 자연스럽게 체득했다.
안동식혜 명인 2대 이영규여사
현재 대구에 거주하는 그는 전통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위생 설비와 현대적 유통 방식을 접목해 안동식혜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와 외국 관광객을 위한 소용량 제품 개발, 스토리텔링 마케팅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 명인은 “안동식혜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안동의 역사와 가족의 기억이 담긴 문화”라며 “앞으로 3대, 4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안동식혜
지역을 살리는 전통의 힘
전통 음식은 단지 옛맛을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역 정체성을 지키고, 관광 자원으로 확장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안동식혜 역시 안동을 찾는 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로컬 콘텐츠다.
1대 서남기 명인의 손맛과 2대 이영규 명인의 시대 감각이 어우러지며 안동식혜는 ‘살아 있는 전통’으로 거듭나고 있다.
100년 가까운 세월을 넘어 이어진 붉은 단맛. 그 안에는 안동 사람들의 삶과 시간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전통은 사라지지 않는다. 누군가의 손에서 다시 빚어질 때, 그것은 오늘의 문화가 된다.
담당 기자 | GK뉴스온 로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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