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년간 석회석 채굴하던 산업유산, 강원권 대표 복합 체험형 관광지로 탈바꿈 *역사성 보존과 창조적 변신의 조화… 로컬 활성화 및 사계절 체류형 관광의 이정표

[창조적 재생] 회색빛 폐광지에서 에메랄드빛 호수로… 동해 무릉별유천지가 보여준 '공간의 기적’
40년간 석회석 채굴하던 산업유산, 강원권 대표 복합 체험형 관광지로 탈바꿈
역사성 보존과 창조적 변신의 조화… 로컬 활성화 및 사계절 체류형 관광의 이정표
[동해=GK뉴스온 선솔 기자] 웅장한 기암괴석 사이로 신비로운 에메랄드빛 호수가 끝없이 펼쳐진다. 호수 위를 가르는 스카이글라이더의 비명 섞인 환호성이 고요한 산골짜기를 가득 채운다. 스위스의 알프스 호수마을을 연상케 하는 이곳은 해외가 아닌, 대한민국 강원도 동해시에 위치한 복합 체험형 관광지 ‘무릉별유천지’의 현장이다.
과거 회색빛 분진과 거친 발파음만 가득했던 석회석 광산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계절 창조적 공간 재생의 성공 모델로 우뚝 섰다.
■ 폐광의 아픔 지우고 ‘하늘 아래 최고 경치’로 거듭나다
'무릉별유천지'라는 이름은 '무릉계곡 암각반의 글씨와 복숭아꽃 피는 아름다운 천하 절경'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름에 걸맞게 이곳은 지난 1968년부터 약 40년간 쌍용C&E가 석회석을 채굴하던 곳이었다. 채굴이 끝난 후 황량하게 버려질 뻔했던 폐광지는 동해시와 기업의 상생 협력, 그리고 창조적 기획력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숨결을 얻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채굴로 인해 생긴 거대한 웅덩이에 자연스럽게 물이 차오르며 형성된 두 개의 대형 호수(청옥호, 금란호)다. 석회질 성분으로 인해 사시사철 이국적인 에메랄드빛을 띠는 이 호수들은 방문객들에게 시각적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단순히 경치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지형의 고저 차를 활용한 스카이글라이더, 오프로드 루지, 알파인코스터 등 다채로운 액티비티 시설을 확충하면서 젊은 층과 가족 단위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 ‘역사성’과 ‘스토리’를 보존한 진정한 인문학적 재생
무릉별유천지의 성공이 더욱 값진 이유는 과거의 흔적을 무조건 지우는 '철거형 개발'이 아닌, 산업 유산의 역사성을 고스란히 살린 '보존형 재생'을 택했기 때문이다.
과거 석회석을 파쇄하던 거대한 쇄석장 건물은 현재 전망대와 갤러리, 그리고 이색 카페를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쇄석장 내부에는 당시 광부들이 사용하던 작업 도구와 광산의 역사 기록들이 전시되어 있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깊은 인문학적 울림과 스토리를 전달한다. 쇄석장 카페의 시그니처 메뉴가 된, 광산의 흙을 모티브로 한 '시멘트 아이스크림'은 SNS를 타고 젊은 세대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창조적 스토리텔링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 인구 소멸 시대, ‘글로컬 관광’이 나아갈 길
지방 소멸과 지역 경제 침체가 국가적 과제로 대두된 지금, 동해 무릉별유천지가 보여준 '공간의 기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쓸모를 다해 버려진 산업 유산도 어떻게 디자인하고 어떤 스토리를 입히느냐에 따라 지역을 살리는 막강한 '글로컬(Glocal) 마케팅 자산'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인근 정선 하이원 일대의 청정 고원 트레킹 코스, 그리고 강릉·삼척으로 이어지는 시원한 동해안 해양 웰니스 관광 벨트와의 유기적 연계는 강원도를 찾은 관광객들을 지역 내에 오래 머물게 하는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가장 지역적인 스토리를 세계적인 수준의 콘텐츠로 승화시킨 무릉별유천지. 회색빛 절망의 땅에서 에메랄드빛 희망의 호수로 피어난 이곳의 창조적 진화는, 대한민국 로컬 리더십과 관광 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밝히는 가장 선명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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