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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 HISTORY ROAD]시인의 숨결을 따라 walking... 인왕산 자락 아래 피어난 '윤동주문학관'

  • 박주은 기자
  • 입력 2026.10.15 08: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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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뉴스온 = 박주은 기자] 계절의 틈새에서 문득 삶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질 때, 우리는 어디로 떠나야 할까.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 인왕산 자락 한구석에는 시인의 맑은 영혼을 품고 손님을 맞이하는 조용한 안식처가 있다. 바로 청년 시인 윤동주의 삶과 문학을 고스란히 담아낸 ‘윤동주문학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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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물탱크, 시인의 언어로 재탄생하다

 

윤동주문학관은 시작부터 특별하다. 2012년 종로구가 쓰임새를 다해 방치되어 있던 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 만든 이곳은, 건축학적으로도 깊은 울림을 준다. 수압이 낮아 물이 흐르지 않던 산동네에 물을 공급하던 가압장처럼, 윤동주의 시가 현대인의 메마른 영혼에 감성의 울림을 공급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문학관은 총 3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다. 제1전시실(시인채)에는 시인의 친필원고 순천판과 친필 서명본, 생애를 살펴볼 수 있는 사진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어 28세의 짧은 삶을 살다 간 그 시절 윤동주의 호흡을 가까이서 느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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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위키백과) 

 

열린 우물과 닫힌 우물, 묵직한 서사 속으로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물탱크를 개조한 제2, 제3전시실이다. 천장이 뚫려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든 제2전시실(열린 우물)은 윤동주의 시 '자화상'에 등장하는 우물 속 세상을 연상시킨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변하는 빛과 바람이 공간을 채우며, 방문객에게 스스로를 돌아보는 정적의 시간을 선물한다.

 

이어지는 제3전시실(닫힌 우물)은 완벽히 차단된 둠벙 같은 공간이다. 어둠 속에서 상영되는 영상은 시인의 차가운 감옥 생활과 후쿠오카 형무소에서의 마지막 순간을 조명하며 묵직한 울림과 슬픔을 전한다.

 

문학관을 나와 뒤편 ‘시인의 언덕’으로 올라서면 서울 도심의 풍경과 인왕산의 완만한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시인은 서촌 하숙집 시절 이곳에 올라 시상을 떠올리곤 했다. 언덕 위 윤동주 시비에 새겨진 ‘서시’의 구절을 읊조리며 걷다 보면, 그가 고민했던 청춘의 무게와 시대의 아픔이 바람을 타고 가슴 깊이 스며든다.

 

가을의 길목,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별을 노래했던 청년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 인문학 기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박주은 기자(begi5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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