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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뉴스온]'AI 안경' 대입 논술까지 파고들었다… 수능 감독은 '눈'뿐인가

  • 안재민 기자
  • 입력 2026.10.14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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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 연세대·서울시립대 논술서 '안경 바꿔치기' 첫 적발 | 수능 55만 명 앞두고 반입금지·이듬해 응시제한 추진… 평가 방식 전환 과제로

 

(GK뉴스온 디지털팀장 안재민 기자)

 

시험지를 받아 든 수험생이 안경을 바꿔 썼다. 감독관의 사전 점검을 통과한 평범한 뿔테 대신, 카메라와 배터리가 숨겨진 'AI 안경'이었다.
2027학년도 수시 논술고사에서 연세대와 서울시립대가 잇따라 스마트 안경 부정행위를 적발했다. 국내 대학 입시 논술에서 처음 확인된 사례다. 수능은 11월 19일, 남은 시간은 한 달여다.

 

○ 점검 통과 뒤 '안경 바꿔치기'… 두 대학 모두 시험 도중 잡혔다

 

▶ 연세대, 안경 수거·처분 검토 중

연세대에 따르면 10월 10일 신촌캠퍼스 자연·통합계열 수학 논술 도중 감독관이 스마트 안경을 쓴 수험생 A씨를 적발했다. 연세대는 올해부터 시험 전 감독관이 수험생 안경을 직접 확인하고 있다. A씨는 점검 때 일반 안경을 썼다가 시험지 배부 뒤 스마트 안경으로 바꿔 쓴 것으로 파악됐다.

감독관은 안경 생김새가 처음과 다른 점을 포착해 현장에서 수거했다. A씨는 시험을 끝까지 치른 뒤 사용 사실을 시인했다. 연세대는 불합격 처리 등 후속 처분을 검토 중이다.

 

▶ 서울시립대, 즉시 퇴실·3년 응시 제한

앞서 10월 3일 서울시립대 자연계열 논술에서도 감독관이 두껍고 특이한 안경테를 수상히 여겨 확인한 결과 스마트 안경으로 드러났다. 이 수험생 역시 입실 뒤 안경을 바꿔 쓴 것으로 대학 측은 추정했다. 서울시립대는 즉시 퇴실 조치하고 3년간 입학시험 응시를 제한했다.

두 사례 모두 사전 점검 한 번으로는 걸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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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예고된 위협이었다… 토익에서 국감장까지

 

▶ 5월부터 시작됐다

메타의 AI 안경이 국내에 출시된 5월 25일 전후로 적발이 잇따랐다. 5월 소방설비기사 시험에서 AI 안경을 쓴 40대는 국가기술자격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돼 국내 첫 사법처리 사례가 됐다. 같은 달 토익 정기시험에서도 2명이 적발돼 성적 무효와 4년간 응시 제한 처분을 받았다.

 

▶ 18분 만에 96점… 해외는 먼저 막았다

IT 유튜버 '테크몽'은 6월 AI 안경으로 수능 수학 모의고사 30문항을 18분 만에 풀어 96점을 받았다. 이달 7일 국정감사에서는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직접 시연에 나섰고,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적발 시 이듬해까지 응시를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해외에서는 경고가 더 일찍 울렸다. 홍콩과학기술대 연구진의 실험에서 AI 안경은 전공 시험에서 92.5점을 받아 100여 명 중 상위 5위권에 들었다. 학생 평균은 72점이었다. 미국 칼리지보드는 올해 3월부터 SAT에서 도수 안경 형태를 포함한 스마트 안경을 금지했다.

이번 두 건이 모두 수리·자연계열에서 나온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대치동 논술 강사 김윤환씨는 인문·사회 논술에서는 AI 안경 부정행위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는 인문 논술이 안전하다는 뜻이라기보다, 정답이 빠르게 재현되는 문항일수록 먼저 뚫린다는 신호로 읽힌다.

 

○ 수능 55만 명, 감독은 '눈'에 기댈 수밖에 없나

 

▶ 반입 금지는 명시됐다… 탐지기는 '검토 단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7학년도 수능 시행세부계획에 스마트 안경을 반입 금지 물품으로 명시했다. 수능 부정행위자는 당해 시험이 무효가 되고, 중대한 경우 다음 연도 응시 자격도 정지될 수 있다. 교육부는 AI 안경 부정행위에 이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13일 전국 대학에 감독 강화 공문을 보냈고, 식별 요령을 담은 감독관 유의사항과 교육 영상도 이번 주 중 배포한다. 전파탐지기 보급 확대는 아직 검토 단계다. 당장은 감독관의 육안 판별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부담은 수치로 드러난다. 올해 수능 접수 인원은 55만1864명이다. 1~5교시가 하루 종일 이어지는 만큼, 쉬는 시간마다 안경을 바꿔 쓸 기회가 생긴다.

 

▶ 같은 부정행위, 대학마다 다른 처분

대학별 고사는 각 대학이 자체 규정으로 처분 수위를 정한다. 서울시립대는 3년 제한을 결정했지만, 연세대는 아직 논의 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별 고사의 응시 제한은 해당 대학에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한 대학에서 막힌 수험생도 다른 대학 논술에는 지원할 수 있다는 뜻이다.

 

○ 막을 것인가, 평가를 바꿀 것인가

 

수능 전 과제는 분명하다. 입실 때 한 번 하는 점검을 교시마다 반복 확인으로 바꾸고, 휴대폰 제출과 쉬는 시간 동선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교육계에서 나온다. 대학별 고사의 처분 편차를 줄일 공통 기준 마련도 과제로 남았다.

그러나 기기는 더 작아지고 있고, 감시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 문형남 한국AI교육협회 회장은 AI 활용을 전제로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평가하도록 시험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답 재현이 쉬운 문항을 줄이고 풀이 과정과 근거, 구술 설명을 묻는 평가가 대안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20여 년 전 휴대전화 집단 부정행위 사건은 '수능 샤프'를 낳았다. 2026년 가을의 AI 안경이 무엇을 남길지는 수능 이후 이어질 제도 논의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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