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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뉴스온]AI 4대 천왕이 동시에 브레이크 걸었다…한국은 지금 뭐하나

  • 안재민 기자
  • 입력 2026.09.15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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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뉴스온 | 안재민 디지털팀장

세계 최전선 AI 기업 수장들이 잇따라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면서, 한국의 AI 정책과 산업계에도 새로운 셈법이 등장하고 있다.

 

 

빅테크發 '속도조절론', 왜 지금 나왔나

 

발단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의 발언이었다. 그는 AI 에이전트 무리가 관련된 해킹 사건을 언급하며 지금이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할 경고 신호라는 취지로 말했다. 곧이어 샘 올트먼 오픈AI CEO,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까지 같은 문제의식에 공감을 표하면서, 경쟁 관계에 있는 4개사 수장이 한목소리를 내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그동안 프런티어(최전선) AI 모델은 안전성 검증보다 성능 경쟁을 우선시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모델을 설계한 당사자들조차 다음 단계의 기술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드러내면서, 개발 속도와 안전장치 사이의 균형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업계 전반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한국은 이미 '규제 선도국'

 

흥미로운 지점은 한국이 이 논의에서 결코 뒤처진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국은 지난 1월 22일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AI기본법)을 전면 시행하며, 유럽연합(EU)보다 앞서 포괄적 AI 규제 체계를 실제로 가동한 세계 최초 국가가 됐다. EU AI법이 단계적 시행을 택하며 고위험 AI 관련 규정 적용을 2027년 말로 미루는 것으로 예상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실질 내용을 보면 처벌보다 진흥에 무게가 실려 있다. 정부는 법 조항의 상당수가 산업 진흥에 관한 내용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시행 초기에는 최소 1년 이상 사실조사·과태료 부과를 자제하는 유예 기간을 뒀다. "규제가 아닌 산업 진흥에 방점을 둔 법"이라는 것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공식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적용 범위와 해석 기준을 둘러싼 모호함이 숙제로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AI 업계, 시각은 '셋'으로 갈려

 

글로벌 속도조절론에 대한 국내 AI 기업들의 반응은 크게 세 갈래다. 첫째는 후발주자로서의 우려다. 빅테크 중심으로 논의가 설계될 경우 오히려 한국 같은 후발국에 불리한 규범이 굳어질 수 있다는 경계심이다. 둘째는 반대로 '기회론'이다. 선두권 기업들이 성능 경쟁 대신 안전성 검증에 시간과 자원을 쏟는 사이, 한국이 기술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숨 고르기의 시간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셋째는 절충안으로, 위험 수준에 따라 규제를 차등 적용하고 제조업 등 한국이 강점을 지닌 분야의 AI 전환(AX)에 특화된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정부 역시 이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은 3차 평가 단계에서 안전성 검증 기준을 새롭게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인공지능정책실장은 지난달 브리핑에서 AI 에이전트, 고난도 추론 등 글로벌 개발 트렌드가 급변한 만큼 참여 기업과 함께 평가 방식을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전 포인트: '따라가기'냐 '판을 짜는 자리'냐

 

결국 관건은 한국이 이 논의에 어떤 위치로 참여하느냐다. 글로벌 안전 담론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면 기술 신뢰도를 기반으로 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소수 프론티어 기업 중심으로 규범이 짜여지는 흐름에 수동적으로 끌려갈 경우 오히려 성장의 발목을 잡는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이중적 가능성이 함께 제기된다.

 

AI기본법이라는 제도적 틀은 이미 마련했지만, '무엇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라는 실질적 내용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글로벌 빅테크발 속도조절론이 한국의 AI 정책 방향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다음 3차 평가 결과와 하위 법령 정비 과정이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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