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K뉴스온=안재민 디지털팀장] 인공지능(AI) 기술이 교실 안으로 빠르게 침투하면서, 학교 교육의 방향을 둘러싼 논의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AI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를 넘어 "AI 시대에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 앞에 교육 현장과 정책 당국이 마주 서 있다.
◆ 학생 절반이 이미 생성형 AI 사용 중
현실은 정책보다 빠르다. 2024년 청소년 매체이용 및 유해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 17,1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생성형 AI 이용 경험 비율이 전체의 49.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교실 밖에서 AI와 함께 공부하는 학생이 절반에 이른다는 뜻이다.
국제 흐름도 마찬가지다. OECD가 발표한 '2026년 디지털 교육 전망(OECD Digital Education Outlook 2026)'에 따르면 ChatGPT를 포함한 생성형 AI 이용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2024년에서 2025년 사이 이용자 수와 사용 강도가 동시에 크게 확대됐다. 주목할 점은 생성형 AI 이용의 약 95%가 챗봇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어, 대부분의 사용자가 AI를 '대화형 도구'로 인식하고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 AI 보편교육을 핵심 과제로
정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교육부는 2026년 업무 계획에서 'AI 보편교육'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면서 수업 방식을 AI를 탐구 도구로 활용하는 동시에 AI 자체를 배우는 이중 구조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인프라 확충도 병행된다. 초등 5·6학년·중학교 2학년 대상 1인 1기기 보급, 학교 네트워크 10G 고도화, 디지털 튜터 2,000명 배치와 1,500명 신규 양성을 통해 AI 디지털교과서의 현장 안착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성인 교육으로도 범위가 넓어진다. 재직자 AI·디지털(AID) 집중과정을 2025년 30교에서 2026년 38교로 확대하고, K-MOOC·사이버대·방송대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AI 리터러시 교육 지원도 강화한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기기 쓸 줄 안다고 디지털 리터러시 아냐"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신중하다. 겉보기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능숙하게 다루는 오늘날 학생들도 정작 필요한 정보를 찾아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자기에게 적절한 형태로 활용하는 기초 역량에서는 부족함을 보이곤 한다는 현직 교사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더 근본적인 우려도 있다. ChatGPT 등장 이후 생성형 AI가 학습 도구로 급부상하면서, 정보를 비판적이고 창의적으로 활용할 능력이 없다면 오히려 새로운 '디지털 문맹'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AI 도구의 무분별한 활용은 학생들의 사고력 저하와 학습의 의미 약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며, 교육적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단계별 설계와 지도 원칙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 AI 리터러시, 5가지 핵심 역량
전문가들은 단순한 AI 사용법 교육을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AI 리터러시는 AI 개념 이해, 도구 활용, 데이터 해석, 문제 해결, 윤리 판단 등 5가지 세부 역량으로 구성되며,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생성형 AI 확산에 대응해 학교 교육에서의 AI 리터러시 표준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디지털·AI 리터러시'를 핵심 역량으로 명시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무분별한 생성형 AI 사용을 막고 올바른 정보 윤리를 가르치기 위해 교사의 통제와 모니터링이 가능한 안전한 AI 실습 환경이 필수적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 정책 전환 — '속도'에서 '검증'으로
정책의 무게중심도 이동하고 있다. 교육부는 'AI 디지털교과서'라는 명칭 대신 'AI 교육자료'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고, 도입 방식도 전면 확산에서 선도학교 검증 중심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2026년 교육부 예산은 총 106조 3,607억 원으로 전년 대비 3조 7천억 원 증가했지만, AI 관련 재원은 인재양성·인프라 구축·역량 강화 등 여러 갈래로 분산 편성됐다.
교육 전문가들은 2026년 교육의 핵심이 콘텐츠가 아니라 AI 기반 학습시스템, 데이터 운영, AI 평가·진단 역량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교육 경쟁력의 기준이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한다.
◆ 디지털팀장 한마디
AI는 이미 교실 안에 있다. 막을 수도, 외면할 수도 없다. 이제 남은 과제는 하나다 — 아이들에게 AI를 '쓰는 법'이 아니라 AI를 '다스리는 힘'을 길러주는 것. 그것이 진짜 디지털 리터러시다.
안재민 디지털팀장 | GK뉴스온신문기사 문의: onebit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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