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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 HISTORY ROAD]보성 득량에 남겨진 독립의 불꽃, ‘백범김구은거기념관’을 걷다

  • 선우진 기자
  • 입력 2026.07.03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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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NEWSON = 선우진 기자] 역사는 때로 가장 깊은 어둠 속, 가장 한적한 곳에서 다시 시작된다. 전라남도 보성군 득량면 쇠실마을에 위치한 ‘백범김구은거기념관’이 바로 그 증거다.

 

1898년, 치하포 의거(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복수로 일본인 장교를 처단한 사건)로 인천감리서에 투옥되었다가 탈옥한 청년 김구(당시 김창수)는 삼남 지방을 떠돌던 중 이곳 보성의 은거지에 몸을 숨겼다. 보성의 선비 박공근의 주선으로 약 40일간 머물렀던 이 자그마한 마을은, 훗날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수반이 될 백범 선생의 꺼지지 않는 독립 열망을 품어준 따뜻한 요람이었다.

 

기념관 내부에는 당시 긴박했던 피신 경로와 백범 선생이 머물렀던 사랑채의 모습, 그리고 은거 생활을 도왔던 보성 주민들과의 인연이 촘촘히 기록되어 있다. 전시실 한쪽을 채운 빛바랜 사진들은 화려한 영웅의 모습이 아닌, 조국의 미래를 고민하며 밤을 지새우던 고독한 혁명가의 숨결을 고스란히 전한다.

 

기념관 바깥으로 발길을 돌리면 백범 선생이 은거 당시 실제로 사용했던 우물터가 보존되어 있다. 척박한 바위 틈 사이로 여전히 맑은 물이 고여 있는 우물은, 마치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솟아올랐던 우리 민족의 독립정신을 닮아 있다.

 

쇠실마을 주민들에게 김구 선생은 단순한 역사 속 위인이 아니다. 자신들의 조상이 위험을 무릅쓰고 지켜냈던 '마을의 자부심'이다. 기념관을 찾는 이들은 이곳에서 거대한 거사를 마친 한 인간이 느꼈을 고뇌와, 그를 조건 없이 품어주었던 민초들의 따뜻한 의리를 동시에 만나게 된다.

 

지나간 과거를 기억하는 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의무다. 이번 주말,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백범 김구 선생의 발자취가 깃든 보성으로 '히스토리 로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그가 흘린 땀방울과 눈물이 고여 있는 이곳에서, 우리가 누리는 평화의 무게를 다시금 되짚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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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NEWSON 선우진 기자 (superjb100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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