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주택자는 울고, 청년은 웃는다"…발표 열흘 만에 여야 모두 반발

[GK뉴스온 특집=안재민디지털팀장]
재정경제부는 2026년 8월 3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부동산·민생·청년·기업 4대 축을 중심으로 11개 세법이 한꺼번에 바뀌는 대규모 개편이다.
그런데 발표 이후 벌어진 상황이 심상치 않다. 정부의 2026년 세제개편안이 부동산 세제, ISA 혜택 축소 등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여야와 국민 여론의 거센 비판에 직면한 것이다. 심지어 여당인 민주당 의원조차 정부안을 공개 비판하고 나섰고, 대통령이 직접 일부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지시하는 이례적인 상황까지 벌어졌다.
도대체 이번 개편안은 누구에게 유리하고, 누구에게 불리한 걸까. GK뉴스온이 쟁점을 정리했다.
① 유리한 쪽: 서민·중산층, 청년, 반도체 기업
정부가 내세운 개편 방향은 명확하다.
①반도체 호조를 넘어 잠재성장률 반등 지원, ②서민·중산층, 청년 등 민생지원과 지방우대, ③공정과세를 위한 조세개혁, ④세제합리화 및 납세편의 제고가 그 4대 기조다.
구체적으로는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가 14억 원으로 조정되고, 근로장려금이 최대 360만 원까지 확대되며, 청년 월세 세액공제율이 17%로 오르고, 청년형 ISA가 새로 생긴다. 기업 쪽에서는 국내 생산 기반이 취약한 품목에 대해 생산량 기준으로 소득세·법인세를 공제해주는 국내생산세액공제가 신설되고, 국가전략기술 중 수소 분야가 미래형 에너지 분야로 확대 개편된다.
여당은 이를 '조세 정상화'로 규정한다.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번 개편안이 전략산업과 국내 투자를 적극 지원하고 서민과 청년, 지역에 필요한 혜택은 두텁게 하는 한편, 실효성이 낮거나 일부에 과도하게 집중된 특례는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조세정상화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부동산 세제에 대해서는 실거주 목적의 1주택자는 보호하고,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주택에 과도하게 집중된 혜택을 주택가액과 실제 거주 여부에 맞게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내용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② 불리한 쪽: 다주택자·고가주택 소유자, 가업승계 대기업, ISA 절세족
반면 자산가와 부동산 보유자들에게는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비거주 주택 및 고가 주택과 비사업용 토지 등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 가업승계제도 전반을 재설계하며, '주가 누르기' 방지방안을 개정사항에 포함시켰다.
특히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대수술을 맞는다. 2028년 1월 1일 이후 양도분부터 주택 등에는 '거주 중심'의 '장기거주 소득공제'를, 그 외 토지·건물 등에는 '장기보유 소득공제'를 적용하는 이원화 방식이 도입되며, 비거주 주택은 공제액이 축소돼 양도소득세 부담이 늘어난다.
이 때문에 자산가와 고가주택 소유자는 실거주 여부와 보유·거주 기간을 반영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며,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과세도 전반적으로 강화됐다.
'주가 누르기 방지' 조항을 둘러싼 논란도 뜨겁다. 애초 이 제도를 처음 제안했던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조차 "나쁜 법안", "주가 누르기를 권하는 황당한 법안"이라며 반발했고, 시장에서는 "재경부 세제실의 금융 쿠데타"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왔다.
③ 여야 모두 "이건 아니다"…이례적인 동시 반발
흥미로운 대목은 보수·진보 양쪽이 정반대 이유로 정부안을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은 세금을 더 줄여야 한다는 취지에서, 진보 시민사회는 반대 방향에서 각각 정부안을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비판은 신랄하다. 국민의힘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위원들은 입장문에서 "더 걷고, 덜 주며, 생색만 내는 양두구육 개편"이라며 "반도체 호경기로 역사상 최대 초과세수를 걷는 정부가 오히려 3조4000억 원의 혈세를 더 걷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부동산세 강화에 대해서도 "부동산 보유세와 거래세를 다 올려 주택 보유자들이 오도가도 못하게 만들어 공급만 줄이게 될 것"이며 "올린 세금 부담은 세입자에게 전가돼 결국 전월세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은 한마디로 '세금폭탄 투하 선언'"이라며 "보유세를 높이려면 거래세는 낮춰야 한다는 OECD의 권고마저 무시하고 보유세와 거래세를 동시 강화하기로 선택한 최악의 증세"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더 눈길을 끄는 건 여당 내부의 균열이다. 정부의 ISA 개편안을 비판했던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지금이라도 대통령께서 문제점을 인식하고 바로잡도록 조치한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고,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발의했던 이소영 의원도 "재경부는 정신 차려라"고 직격했다.
부동산 세제 반발은 실제 여론으로도 확인된다.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과 관련해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에 접수된 입법의견은 발표 엿새 만에 이미 2,500건을 넘겼다.
④ 대안은 무엇인가
전문가와 정치권에서 제시하는 대안은 크게 세 갈래로 요약된다.
첫째, 원칙 재정립론.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이번 세제개편안은 부동산 과세에 대한 기본적인 방향 설정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세 부담이 늘고 줄고의 문제를 떠나 명확한 과세 원칙을 먼저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세수 확보에 치우치기보다 명확한 과세 원칙과 정책 철학을 바탕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둘째, 보유세·거래세 균형론.
야당 측은 보유세를 올리려면 OECD 권고대로 거래세는 낮춰야 한다는 논리를 앞세워, 두 세목을 동시에 올리는 현행안 대신 균형 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셋째, 세부담 상한 안전장치 유지론.
세부담 상한을 현행 150%에서 200%로 높이는 방안은 급격한 세 부담 증가를 막는 안전장치를 약화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 상한선을 현행대로 유지하거나 완충 장치를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도 수정 가능성을 열어뒀다.재정경제부는 세수 증가분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종합부동산세를 둘러싸고 대부분 세 부담을 낮추는 방향의 요구가 이어지자, 이를 어느 정도 반영할지 검토에 들어갔다. 이재명 대통령도 국무회의에서 "정책안은 국민 의견을 듣고 수정·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반론이 있으면 반론을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한 것"이라고 말했고,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도 "이번 세제 개편안은 정부 확정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⑤ 앞으로 일정은
아직 확정된 법은 아니다. 8월 4일부터 20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8월 27일 차관회의, 9월 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뒤 9월 3일 이전 정기국회에 제출되며, 실제 확정은 12월 국회 통과 이후에나 이뤄진다. 오는 11월까지 진행되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여야의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과거 사례를 봐도 발표 후 수정은 드문 일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근로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으로 '중산층 증세' 논란이 일자, 발표 나흘 만에 사실상 원점 재검토가 이뤄지고 세 부담 증가 기준이 상향 조정된 전례가 있다. 다만 이번처럼 대통령이 직접 핵심 정책의 재검토를 주문하고 여당 지도부까지 공개적으로 수정 방향을 제시하는 모습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제개편의 최종 승자와 패자는, 결국 9월 정기국회 이후 12월 최종 표결에서 가려진다. GK뉴스온은 향후 국회 심의 과정을 계속 추적 보도할 예정이다.
※ 본 기사는 2026년 8월 13일 기준 공개된 정부 발표 자료와 언론 보도를 종합해 작성했습니다. 세제개편안은 입법예고 및 국회 심의 과정에서 수정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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