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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뉴스온]빌라 4억·폐버스·ISA..."청년정책, 왜 매번 뒤집히나"

  • 안재민 기자
  • 입력 2026.08.1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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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ISA 개편 나흘 만에 철회, 청년대출 논란에 금융위 긴급 진화…신뢰 회복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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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아니면 폐버스, 그것도 아니면 알아서 하라는 것인가." 최근 보름 새 나온 청년 대상 정책마다 온라인 커뮤니티가 들끓었다. 주거, 세제, 증시까지 청년 지갑과 직결된 정책이 발표 나흘을 넘기지 못하고 뒤집히는 패턴이 되풀이되고 있다.

 

○ "청년은 빌라나 사라는 거냐"…4억원 대출에 쏟아진 반발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을 내놓으며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발표했다. 만 39세 이하 생애최초 주택구입 청년이 4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비아파트를 살 때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최대 80%를 저금리로 지원하는 상품이다. 소득요건은 연 7000만원 이하이며, 내년 1월부터 2년간 총 6조원 규모로 공급된다.

 

발표 직후 반응은 냉담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3억원을 웃돌지만, 4억원 이하 아파트는 서울 전체의 7.8%에 불과해 정책 대상이 사실상 빌라·오피스텔에 쏠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온라인에서는 '설거지론'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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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 "빌라로 내몬 것 아니다"
반발이 커지자 금융위는 14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진화에 나섰다. 기존 보금자리론·디딤돌대출을 통한 아파트 구입 지원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청년층에 공급된 보금자리론 12조원 중 97%인 11조 6000억원이 아파트 구입에 쓰였다는 통계도 제시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단순히 금리를 낮추는 것만으로 환금성이 낮은 비아파트로 수요가 옮겨가긴 어려울 것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 ISA 개편 나흘 만에 백기…청년 자산형성 사다리 논란

 

지난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에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만기를 최대 5년으로 제한하고, 연 2000만원 납입한도의 이월 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내 상장된 해외지수 추종 ETF도 절세 혜택에서 제외됐다. 장기 투자에 따른 복리 효과가 사라진다는 반발이 청년·개미 투자자 사이에서 확산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청와대 상황점검회의에서 "정확하게 준비도 하지 않고 왜 그렇게 한 것이냐"며 ISA 개편안의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결국 12일 정부는 기존 ISA 혜택을 원래대로 유지하기로 방향을 틀었다.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5영업일 만에 5대 은행 ISA 가입 계좌 수가 1464개 늘어나는 이례적 흐름도 나타났다.

 

 ▶ 생산적금융 ISA, 대안 됐나

정부가 대안으로 내놓은 '생산적금융 ISA'는 투자 대상을 국내 자산으로 한정해 청년들이 선호하는 해외지수 추종 ETF가 절세 혜택에서 빠졌다. 청년미래적금 가입자는 이 상품에 중복 가입할 수 없다는 제한도 있어, 여당 내부에서도 "설익은 설계"라는 우려가 나왔다.

 

○ "여당도 등 돌렸다"…주가누르기 방지법 논란
같은 세제개편안에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업종별 하위 25%(코스피)·10%(코스닥)에 머문 기업을 '주가 누르기 의심 기업'으로 추정해 상속세를 중과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그러나 정부안 적용 대상은 130여 곳으로, 애초 발의됐던 관련 법안(약 1000여 곳)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실효성 논란이 일었다. 이 제도를 처음 제안한 여당 의원조차 정부안을 두고 "나쁜 법안"이라 비판했고, 다른 여당 의원들도 "빠져나갈 구멍이 많다"는 지적을 내놨다.

 

▶ 폐버스 청년주택, 정치권 전체가 등 돌린 정책

지난 7일에는 여당 의원이 폐기 버스를 리모델링해 청년 임시 주거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을 내놨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온라인에서는 고가 아파트 이름을 패러디한 조롱 밈이 확산했고, 결국 해당 의원은 10일 공식 대국민사과를 했다. 야당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도 "황당한 아이디어"라며 비판에 가세하면서, 여야를 가리지 않는 비판이 이어졌다. 

○ 정부 대응은 빨랐지만…신뢰 회복은 숙제

  정부가 청년의 목소리에 침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통령이 직접 재검토를 지시하고, 관련 부처가 나서 진화하고, 발의 의원이 사과하는 등 대응 속도 자체는 빨랐다. 문제는 반복되는 패턴이다. 설계 단계에서 청년의 실제 자산·투자 행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정책이 발표된 뒤 반발에 밀려 철회되는 흐름이 세 차례 연속 이어지면서, 정책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권과 부동산 업계에서는 정책의 속도보다 대상 세대의 실제 수요와 데이터를 얼마나 정교하게 반영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청년들이 요구하는 것은 파격적 특혜가 아니라 자신들의 삶과 맞닿은 설계라는 목소리에, 정부가 다음 정책으로 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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