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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뉴스온]"서울만 오른다"…집값 양극화가 지방을 지운다

  • 선종국 기자
  • 입력 2026.08.23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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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쏠림과 지방소멸의 악순환, 해법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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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5년 한 해 동안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년 대비 약 9% 가까이 뛰며 2006년 이후 19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고, 2026년 들어서도 강남권과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고가 단지가 몰린 5분위 아파트가 30억 원대를 넘어서는 동안, 비수도권 지방 아파트 시장의 상승률은 0.1%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서울과 지방의 격차는 숫자로 확인될 때마다 더 벌어지는 모양새다.

 

같은 시기, 대한민국의 또 다른 지도 한 장이 조용히 붉게 물들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지방소멸위험지수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기준 전국 229개 기초자치단체 중 141곳, 전체의 60%를 넘는 지역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이 지수가 낮을수록 소멸 위험은 커지는데, 특히 '군' 단위 지역에서는 인구 3만 명 선이 무너지고 합계출산율이 0.7명 아래로 떨어지는 곳들이 속출하고 있다.

 

두 현상은 언뜻 무관해 보이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하나의 고리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서울 집값과 지방소멸, 무엇이 두 현상을 잇는가

 

가장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청년 인구의 이동'이다. 지역산업과 고용 분야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소멸고위험지역의 20~39세 청년 인구는 최근 5년간 순유출률이 -27%를 넘었고, 일부 지역은 40%를 웃도는 청년 유출을 겪었다. 반면 인구 유입이 활발한 정상 지역의 청년 순유입률은 오히려 플러스를 기록했다. 청년들이 향하는 곳은 결국 일자리와 인프라가 집중된 수도권, 그중에서도 서울이다.

 

문제는 이렇게 서울로 몰려든 청년들이 마주하는 것이 감당하기 어려운 집값이라는 점이다. 지방에서 일자리를 찾아 상경한 청년들은 서울의 높은 주거비 앞에서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선택을 하게 되고, 이는 다시 서울의 저출산으로 이어진다. 동시에 고향을 떠난 청년들이 돌아가지 않으면서 지방은 인구를 채울 다음 세대를 잃는다. 즉 지방은 청년을 서울에 '공급'하고, 서울은 그 청년들을 저출산으로 '소진'시키는 구조가 반복되는 셈이다. 

 

실제로 소멸고위험지역 취업자의 평균임금은 249만 원 수준으로 정상지역(316만 원)보다 21% 이상 낮아, 양질의 일자리 격차가 청년 유출의 근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부동산 정책의 역설도 있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해도, 자금력을 갖춘 고소득층 중심의 서울 상급지 매수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다. 반면 지방은 인구 감소로 인한 미분양과 가격 정체가 계속되면서 자산으로서의 매력마저 잃어가고, 이는 지방에 남은 주민들의 자산 격차 심화와 지역 이탈을 다시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정부는 손 놓고 있지 않았지만…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2022년부터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조성해 매년 1조 원씩, 2031년까지 총 10조 원을 지방자치단체에 투입하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50%에 못 미치는 지자체가 대다수인 상황에서 이 기금은 사실상 생존을 위한 마지막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기금 투입만으로 서울 집중이라는 구조적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대안은 없는가…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해법

전문가들은 서울 부동산 쏠림과 지방소멸이라는 두 문제를 따로 풀 수 없는 '한 문제의 양면'으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첫째, 양질의 일자리를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공공기관 추가 이전과 지방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청년들이 굳이 서울로 오지 않아도 되는 선택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종, 혁신도시 사례처럼 정주 여건이 함께 갖춰질 때 이전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점도 강조된다.

 

둘째, 광역 단위의 '메가시티' 통합 전략이다. 대구·경북, 충청권, 부산·울산·경남 등에서 논의되는 행정구역 통합은 개별 지자체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인프라와 재정을 규모의 경제로 확보해 소멸 위험을 낮추려는 시도다.

 

셋째, 주택 공급의 구조적 전환이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6년 약 2만9000가구로 전년 대비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공급 부족이 가격 상승을 다시 자극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서울 도심 재건축·재개발 속도 조절과 함께, 지방 거점도시에 청년·신혼부부용 양질의 임대주택을 집중 공급해 주거 비용 부담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제안이 나온다.

 

넷째, 원격·분산 근무 인프라 확충이다. 디지털 전환으로 근무지의 물리적 제약이 줄어든 만큼, 지방에 거주하며 서울 기업에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세제 혜택 등으로 뒷받침하면 인구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섯째, 지방소멸대응기금의 운용 방식 개선이다. 단순 예산 배분을 넘어 지역별 청년 순유입 성과, 출산율 개선 등 성과 지표와 연동해 기금을 차등 지원하는 방식으로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결국은 '균형'의 문제

 

서울 집값 상승과 지방소멸은 별개의 뉴스처럼 보도되지만, 실제로는 대한민국이라는 하나의 인구·경제 시스템 안에서 자원이 한쪽으로 쏠리며 나타나는 동전의 양면이다. 서울의 집값을 잡는 것과 지방을 살리는 것은 결국 같은 방향의 정책, 즉 국토 전반의 균형을 회복하는 일에서 만난다. 특정 지역만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두 현상 중 어느 것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자료: 한국부동산원, 한국고용정보원, 부동산R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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