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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도 지문 남긴다"…재발 없는 암, 처음으로 증명됐다

  • 안재민 기자
  • 입력 2026.08.24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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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더나·MSD 흑색종 3상 성공, 1137명이 증명한 개인 맞춤형 mRNA 치료

(GK뉴스온 디지털팀장 안재민 기자)

 

수술로 암을 다 떼어냈다는 말을 들어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암이 있다. 흑색종이다. 눈에 보이는 종양은 사라졌지만, 몸속 어딘가 숨어 있던 세포 한두 개가 몇 달 뒤 재발로 돌아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첫 대규모 임상 결과가 나왔다. 그것도 환자 한 사람만을 위해 새로 설계한 백신이다.

 

○ 암도 "지문"을 남긴다

 

모더나와 MSD(미국 외 머크)가 함께 만든 인티스메란 오토진이 고위험 흑색종 환자 1,137명을 대상으로 한 3상 임상 INTerpath-001에서 목표했던 성과를 냈다. 8월 19일 발표된 결과다.

암이 다시 생기지 않고 버틴 기간, 그리고 다른 장기로 퍼지지 않고 버틴 기간. 이 두 지표 모두에서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이 확인됐다. 다만 이번 발표는 예정된 시점에 먼저 들여다본 중간분석이라, 정확히 몇 퍼센트 낮췄는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세부 수치는 국제 학회에서 따로 공개될 예정이다.

 

▶ 왜 하필 "지문"인가

암세포는 정상세포와 다른 돌연변이를 갖고 있고, 이게 만드는 단백질 조각을 그 암세포만의 지문이라 보면 된다. 같은 흑색종이라도 환자마다 이 지문은 제각각이다. 인티스메란 오토진은 수술로 떼어낸 종양을 분석해 이 지문을 읽어낸 뒤, 면역세포가 알아볼 표적을 최대 34개까지 골라 mRNA에 담는다. 세상에 단 한 사람, 그 환자만을 위한 치료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 치료제는 코로나19 백신과 완전히 다르다. 코로나 백신이 모두에게 같은 제품을 놓는 방식이라면, 이건 환자 몸속 암의 지문을 미리 읽고 그에 맞춰 새로 짜는 맞춤 설계도에 가깝다.

 

○ 지문만으론 부족하다

 

지문을 읽어내는 것과, 그 지문을 든 범인을 실제로 잡는 건 다른 문제다. 인티스메란 오토진이 면역세포에게 몽타주를 쥐여주는 역할이라면, 함께 쓴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는 암세포가 추적을 피하려고 걸어놓은 방어막을 걷어내는 역할을 한다. 앞선 2상 시험에서도 이 조합은 키트루다 단독보다 재발과 전이 위험을 크게 낮춘 바 있다. 다만 이번 3상에서 같은 수준의 수치가 나왔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 세계 최초, 과장 아닌가

암 백신이라는 개념 자체는 새롭지 않다. 그런데도 이번 발표가 크게 다뤄지는 이유는, 환자 개인 맞춤형으로 설계한 mRNA 암 치료제가 대규모 3상에서 처음으로 목표를 달성했다는 데 있다. 이론과 소규모 시험 단계에 머물러 있던 개념이 수천 명 단위 검증을 통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 그럼 지금 병원 가서 맞을 수 있나

 

아니다. 지금은 3상 중간 결과가 나온 시점이고, 두 회사는 앞으로 규제당국과 허가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 환자 한 명 한 명 새로 만들어야 하는 만큼 제조 기간과 비용, 건강보험 적용 여부가 모두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또 이 치료제는 이미 퍼진 말기 암을 줄이는 용도가 아니라, 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한 보조요법이라는 점도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

 

○ 흑색종 다음은 어디로 가나

 

이 치료제의 핵심은 암의 종류가 아니라 환자 개인의 돌연변이 지문을 활용한다는 데 있다. 모더나와 MSD는 이미 비소세포폐암, 방광암, 신장세포암 등에서도 같은 방식의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다만 암마다 돌연변이 양상이 달라, 흑색종에서 통한 결과가 다른 암에서도 그대로 재현된다고 장담할 순 없다.

 

수술로도 잡히지 않는 미세한 잔존 암세포를, 몸속 면역체계 스스로 찾아내게 만들었다는 데 이번 결과의 무게가 있다. 다만 생존율과 장기 안전성, 실제 비용과 허가 시점은 여전히 물음표다. 지금 시점에서 정확한 평가는 하나다. 당장 쓸 수 있는 신약이 아니라, 맞춤형 면역치료가 대규모 3상에서 처음으로 가능성을 증명한 이정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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