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는 특성화고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 기술을 천시한 조선의 유산, 줄 세우는 한국 교육 — 이제는 특성화고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기고 김성회 | 한국특성화고진흥협회 회장
김성회한국특성화고진흥협회 회장
“의대와 법대에 미친 한국, 공대와 기술에 미친 중국.”
이 한 문장은 오늘의 대한민국 교육 현실을 정확히 꼬집는다.
누구나 대학을 가야 성공한다는 환상 속에서, 우리는 과연 기술과 직업의 가치를 얼마나 존중해왔는가.
나는 지난 3년간 특성화고의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지만,
그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기술과 직업을 대하는 사회의 뿌리 깊은 편견은 여전히 견고하다. 그럼에도 나는 또다시, 작은 가능성과 미래 세대를 위해 다른 방법과 수단으로 이 운동을 이어가려 한다.
▣ 대학이 아닌 기술로 인정받는 사회
한국의 대학 진학률은 70%를 넘는다. 반면 핀란드의 직업고 학생 대학 진학률은 13%,
일반고 학생도 30% 수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핀란드는 1인당 GDP 5만 달러를 넘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 강국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그들은 ‘대학 졸업장’보다 ‘직업 능력’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핀란드에서는 직업고 졸업생이 사회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필요하면 일하면서 대학에 진학하고, 그렇지 않아도 숙련된 기술인으로서 당당히 존중받는다.
한국의 청년 실업률은 OECD 국가 중 최상위권이다.
사교육비는 천문학적으로 늘고, 그 부담은 부모 세대의 노후 빈곤으로 이어진다.
입시 과열, 저출산, 지방 소멸, 외국인 노동력 의존! 이 모든 사회문제의 뿌리에는 “대학 서열”과 “기술 천시”라는 고질적 인식이 놓여 있다.
▣ 조선의 과거제, 오늘의 입시전쟁
나는 종종 생각한다. “조선시대의 과거제는 끝났는가?”
양반만이 과거에 응시하고, 신분 상승의 유일한 길은 ‘시험’이었다.
기술인은 천시받았고, 장인은 ‘천한 직업’으로 불렸다. 오늘날의 교육 현실은 다를까?
명문대 졸업장이 현대판 족보가 되고, 학벌은 곧 신양반의 상징이 되었다.
조선의 족보가 가짜 관직증서와 납속책으로 채워졌듯, 지금 우리는 ‘스펙’이라는 가짜 신분증으로 서로를 평가한다.
“누구나 대학에 갈 수 있는 나라”보다 중요한 것은 “대학을 가지 않아도 존중받는 나라”이다.
이제는 기술과 재능이 의사·판사보다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
▣ 산업의 심장은 ‘기술인’이다
60~70년대 산업화 초기에 한국을 일으킨 것은 공돌이와 공순이였다.
그들은 기름 묻은 손으로, 땀으로 대한민국을 세웠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경제 기적의 진짜 주역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특성화고 학생들은 ‘공부 못해서 가는 학교’라는 낙인을 견디고 있다. 이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한국은 결코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이제는 “줄 서는 교육”을 끝내야 한다. 적성에도 맞지 않은 대학 진학에 사교육비와 청춘을 바치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특성화고 학생들이 사회에서 ‘대학 졸업장보다 기술로 인정받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교육혁신의 출발이다.
▣ 기술인을 존중하는 사회, 교육 혁신의 길
조선시대 유교의 문(文) 숭상, 기술(技) 천시의 전통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손으로 만드는 일, 기술로 세상을 움직이는 일은 결코 하층 노동이 아니다.
그것은 문명과 산업의 근간이며,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다.
중국은 기술 중심 교육으로 AI, 로봇, 항공기술 등 전 분야에서 이미 한국을 앞서가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의대와 로스쿨에 줄을 서며 ‘신양반’이 되려는 욕망에 매몰돼 있다.
▣ 결론
“기술이 존중받는 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다”
사교육비 걱정 없는 나라, 기술인이 당당한 나라, 그것이 내가 꿈꾸는 교육의 미래다.
입시 경쟁보다 창의력, 학벌보다 실력, 지식보다 인성을 우선하는 사회 그 변화의 출발점이 바로 특성화고의 부흥이다.
특성화고는 ‘공부 못한 학생의 대안’이 아니라 미래 산업의 심장이자 교육 혁신의 실험실이다.
이제는 국가가 나서서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파격적인 대우와 기회를 주어야 한다.
기술인과 직업인을 존중하는 사회, 그것이 곧 한국의 재도약이며 진정한 ‘교육강국’의 길이다.
* 글: 김성회 | 한국특성화고진흥협회 회장
* 정리: GK뉴스온 교육칼럼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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