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협력 파트너였던 두 나라
2026년 현재 중동에서 가장 위험한 갈등을 꼽는다면 많은 전문가들이 이스라엘과 이란의 대립을 지목한다. 국제사회에서는 이 갈등을 “중동의 화약고”라고 부른다. 그러나 지금의 적대 관계와 달리 한 때 경제와 군사 분야에서 협력 파트너였다.
1979년 이전, 협력 관계였던 두 나라
이스라엘이 1948년 건국된 이후 대부분의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란은 다른 선택을 했다. 이란은 1950년 이스라엘을 사실상 국가로 인정했고 이후 두 나라는 경제와 군사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갔다. 당시 이스라엘은 주변 아랍 국가들과 갈등을 겪고 있었기 때문에 외교적으로 고립된 상황이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스라엘은 아랍 국가가 아닌 나라들과 협력하는 ‘주변국 전략’을 추진했다.
이 전략에서 중요한 파트너가 바로 이란이었다. 이란의 팔라비 왕조 시절 두 나라의 협력은 활발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에 석유를 공급했고, 이스라엘은 농업 기술과 군사 협력 등을 제공했다. 당시 두 나라는 중동에서 친서방 국가로 분류되며 협력 관계를 유지했다.
한편 성경에서도 고대 이란에 해당하는 페르시아와 이스라엘의 관계가 등장한다. 약 2500년 전 페르시아 왕 고레스는 바벨론 포로로 잡혀 있던 유대인들의 귀환과 예루살렘 성전 재건을 허락하며 이스라엘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관계의 단절
두 나라 관계가 완전히 바뀐 것은 1979년 이란에서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면서부터다. 혁명으로 권력을 잡은 아야톨라 호메이니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강하게 비판하며 새로운 외교 노선을 세웠다. 미국을 “큰 사탄”, 이스라엘을 “작은 사탄”이라고 부르며 적대 정책을 선언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테헤란에 있던 이스라엘 대사관은 폐쇄됐고 건물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에 넘겨졌다. 이란 정부는 팔레스타인 문제를 중요한 외교 정책으로 삼으며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었다.
‘그림자 전쟁’에서 직접 충돌로
1990년대 이후 두 나라의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이란은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가자의 하마스 등 이스라엘에 맞서는 세력들을 지원하며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을 막기 위해 여러 비밀 작전을 진행했다. 사이버 공격이나 핵 과학자 암살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충돌은 ‘그림자 전쟁’이라고 불렸다.
2020년대 들어 두 나라의 대립은 노골적인 군사 충돌로 확대되었다. 2024년 4월 이란은 시리아에 있는 자국 영사관이 공격받은 것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수백 기를 발사했다. 이는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를 직접 공격한 첫 사례였다. 이스라엘도 이에 대응해 이란 내 군사 시설을 공격하며 긴장은 더욱 높아졌다.
생존과 제거, 풀기 어려운 두 나라의 대립
전문가들은 두 나라의 갈등이 정치 체제와 이념이 충돌하는 문제라고 설명한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을 국가 생존을 위협하는 문제로 보고 있으며, 이란은 이스라엘을 중동에서 제거해야 할 적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두 나라의 갈등이 앞으로도 중동 정세와 세계 정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GK뉴스온 이후형 인도네시아 특파원/기자 hhleejk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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