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거·교통·돌봄·환경·일자리 5대 민생의제 중심으로 수도권 민심 들여다보니…"공약은 넘치는데 체감은 없다"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꼭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과 경기·인천 수도권 주민들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어떤 변화를 바라고 있을까. GK뉴스온은 수도권 주민 100여 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와 설문을 진행하고, 주거·교통·돌봄·환경·일자리 5대 민생의제를 중심으로 '5년 후 우리 동네'에 대한 기대와 요구를 정리했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전셋값이 떨어졌다고 하는데 실제 주거비 부담은 그대로"라고 말했다. 수도권 전역에서 주거 불안은 여전히 최대 민생 현안이다. 특히 청년·신혼부부 세대를 중심으로 공공임대 확충, 역세권 소형 주택 공급, 빈집 활용 정책에 대한 요구가 높았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거주하는 50대 주부 이모 씨는 "재개발 얘기는 10년째 나오는데 실제 주민 삶은 하나도 안 바뀐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단순한 부동산 가격 대책이 아니라, 실제 거주 안정성을 높이는 구체적인 정책 공약을 요구하고 있었다.
"공약집에는 주거복지가 빠지지 않지만, 실제 내 동네 골목까지 와 닿는 변화는 없었다. 이번엔 진짜 체감할 수 있는 공약을 원한다."
— 인천 남동구 40대 자영업자 박모 씨
GTX-A 개통 이후 일부 구간의 교통 편의가 개선됐지만, 수도권 외곽 주민들의 체감 만족도는 낮다. 경기 김포·파주·양주 등 신도시 주민들은 "대형 노선은 생겼는데 마지막 1km가 문제"라며 마을버스·생활도로 개선을 강하게 요구했다.
서울 강북구 주민 60대 노모 씨는 "버스 배차간격이 길고 경사 많은 골목엔 정류장이 없어 어르신들이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교통 분야에서 주민들이 원하는 5년 후 모습은 화려한 인프라가 아니라, 일상에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동네 단위 교통망이었다.
수도권 30~40대 부모들이 가장 절실하게 꼽은 의제는 돌봄이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워킹맘은 "어린이집 대기 번호를 받은 게 임신 직후인데 아직도 순서가 안 됐다"고 했다. 방과 후 돌봄, 야간 보육, 조부모 돌봄 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노인 돌봄도 주요 이슈다. 경기 수원 팔달구의 70대 어르신은 "복지관에 프로그램은 많은데 집 앞에서 버스 타고 가는 게 힘들다"며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 확충을 원했다. 돌봄 의제에서 주민들은 시설 확충보다 '접근성'과 '지속성'을 더 중요하게 꼽았다.
미세먼지와 도심 열섬 현상을 겪는 서울 시민들 사이에서는 생활권 공원 확충과 하천 정비를 원하는 요구가 높았다. 특히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5년 뒤엔 걸어서 10분 거리에 숲이나 공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두드러졌다.
일자리 문제도 빠지지 않았다. 인천 부평구에 사는 40대 남성은 "서울로 출퇴근하는 게 너무 고단하다. 동네 안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지역 거점 스타트업 지원과 청년 공간 확충을, 중·장년은 사회적 기업·협동조합 연계 일자리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경기·인천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 선출을 마친 상태로, 서울은 정원오 후보가 과반득표로 본경선을 통과했다. 민주당 수도권 후보들은 공통공약을 함께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수도권 3개 광역단체를 민주당이 모두 가져갈 경우, 광역 연대 공약의 실현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의료 분야 공약 등을 내세우며 후보들이 공약 발표에 나서고 있으며, 개혁신당은 AI 선거 플랫폼을 활용한 맞춤형 공약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주민들의 반응은 아직 냉정하다. "선거철마다 공약은 쏟아지는데 동네에 변한 건 별로 없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주민들의 '생활 밀착형 공약' 요구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분석한다. 거대 담론이나 수도권 개발 비전보다, 내 골목·내 학교·내 복지관 수준의 구체적인 약속이 표심을 움직일 것이라는 것이다.
'5년 후 우리 동네'를 묻는 질문에 수도권 주민들이 한목소리로 원한 것은 크고 화려한 변화가 아니었다.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걸어서 갈 수 있는 공원, 배차 걱정 없는 마을버스, 동네에서 찾을 수 있는 일자리. 지방선거 D-50, 정치권이 그 소박하고 절실한 목소리에 얼마나 귀를 기울이느냐가 이번 선거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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