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사 합장 로봇부터 로마의 가톨릭 AI까지…2030년 1,560조원 규모로 커지는 '영성 테크'
(GK뉴스온 디지털팀장 안재민 기자)
미국 테크기업 저스트라이크미가 운영하는 'AI 예수' 영상통화 서비스가 논란이 됐다. 이용 요금은 분당 1.99달러(약 2,750원). AP통신에 따르면 대화 도중 알고리즘이 "더 깊은 영적 교감을 원한다면 유료 구독으로 업그레이드하라"며 결제를 유도하는 정황까지 포착됐다. 구원과 위로가 분초 단위로 과금되는 구독형 상품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 조계사 합장 로봇부터 로마의 AI 사제까지
종교 현장의 기계화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미 현실이 됐다. 서울 조계사 수계식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가비'가 가사를 수하고 합장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조계종의 공식 종단 승인을 받은 행사는 아니었지만, 전통 불교계조차 기술과의 공존을 시험대에 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교토대 연구팀은 불경 데이터를 학습시킨 챗봇 '붓다봇플러스'를 탑재한 로봇 승려 '부다로이드'를 지난 2월 공개해 법문 상담에 투입했다. 로마의 민간 테크기업 롱비어드는 2,000년 축적된 가톨릭 교도권(敎導權·교리를 가르칠 권한) 문헌을 학습한 AI '마지스테리움 AI'를 내놨다. 신자들이 챗GPT 등 일반 AI에 신학 질문을 던지는 현상에 대응하려는 취지다.
▶ 세부 사례
- 서울 조계사: 휴머노이드 로봇 '가비', 수계식 합장 시연
- 일본 교토대: 로봇 승려 '부다로이드', 불경 챗봇 '붓다봇플러스' 탑재
- 로마 롱비어드: 가톨릭 교리 특화 AI '마지스테리움 AI' 출시
○ 900조원에서 1,560조원으로…성직자 41%도 AI 쓴다
이 흐름은 이미 거대한 산업이 됐다. 시장조사업체 TechSci Research에 따르면 종교·영성·명상을 아우르는 '스피리추얼 테크(SpiritualTech)' 시장 규모는 2024년 6,512억 3,000만 달러(약 900조원)에서 2030년 1조 1,295억 9,000만 달러(약 1,560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6년 만에 시장 규모가 1.7배 넘게 팽창하는 셈이다.
제도권 종교도 빠르게 기술을 흡수하고 있다. 미국 바르나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미국 현직 목회자의 41%가 주일 설교 준비와 성경 연구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같은 조사에서 신앙인의 73%는 AI 의존이 결국 신앙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답했다. 83%는 AI가 성경을 잘못 해석할 가능성을 걱정한다고 밝혔다.
○ 빅테크의 은밀한 자문…"챗봇, 감정의 설계자 될 수도"
기술 기업들도 이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챗봇 '클로드' 개발사 앤스로픽은 지난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본사에 가톨릭·개신교 성직자 15명을 초청해 AI의 영적·윤리적 행동 지침을 자문받는 비공개 서밋을 열었다. 첨단 기술을 만드는 쪽이 먼저 종교 권위자에게 자문을 구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교황청도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회칙에서 지나치게 친밀하게 설계된 챗봇이 이용자의 "감정 상태를 조종하는 숨겨진 설계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언제 어디서든 즉각 위로를 건네는 챗봇은 외로움과 불안 속에서 빠르게 신자들의 마음을 파고들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다만 기술이 성경 공부·설교 준비·행정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도구로 쓰이는 것과, 신앙적 판단과 영적 권위 자체를 기계에 맡기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900조원에서 1,560조원으로 커지는 시장 앞에서, 종교계가 어디까지 선을 그을지가 다음 화두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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