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과락
얼마 전 유명배우 안성기님의 별세소식을 들었다.
그는 혈액암으로 투병 중인 사실이 전해져 와병 중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사인은 음식물이 목에 걸려 쓰러진 채 중환자실에서 6일 만에 별세했다고 한다.
그의 죽음이 더 안타깝고 아쉬운 것은 생전에 올곧게 귀감이 된 그의 삶 때문이 아닐까? 국민배우라는 호칭도 부족할 만큼 배우의 품위와 인간의 품격이 빛났던 배우, 향기롭고 선명한 색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오던 명배우 안성기를 많은 사람들은 기억하고 그리워할 것이다.
더욱이 빈소에서 그의 장남 안다빈씨가 낭독한 아빠의 편지는 그가 살아온 신념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항상 겸손하고 정직하고 넓은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자기 일에는 최선을 다하고 실패와 슬픔을 마음의 평화로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또 야망과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하고, 끝없이 도전하면 나아갈 길이 보인다.' 는 어린 아들에게 건낸 편지글.
이 글의 내용은 바로 안성기 자신이 살아가는 지표를 5살 아들에게 들려준 따뜻한 마음이자 본인이 살아가고 싶은 방향과 의지가 그대로 나타나 있다. 故안성기는 1993년, 5살인 아들에게 써 준 편지의 내용을 삶에서 실천하며 살았기에 그를 떠나보내는 이들 모두 한결같이 존경과 사랑을 담아 추모하였을 것이다.
우리네 미생이야 삶의 괘도에서 이렇게 훌륭한 업적을 쌓는 것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요즘같이 초고속 노령화 시대에는 나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는 것도 어려운 세상이다. 돌아보면 나이만 먹고 해 놓은 것은 하나도 없는 허무함, 게다가 수명은 길어져서 쉽게 죽지도 못하는게 현실이다.
그저 전해지는 신문 기사로 접하는 훌륭한 분들의 죽음 앞에 경건해지는 것은 누구나 죽음으로 그의 삶이 재조명 되기 때문이 아닐까?
내 나이 60을 어느새 넘어서 지긋한 어른으로 살아가게 될지 모르고 달렸던 젊은 시절, 그 찬란함을 뒤로하고 이제부터 주어지는 삶은 그저 과락만 하고 싶지 않다.
또 하나의 바램이 있다면 그래도 조금은 나의 주변 사람들에게 환한 빛이 되고 나의 수고가 누구에겐가는 따뜻한 사랑으로 다가가기를 바라며, 과락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이 새벽, 부지런을 떨어본다.
|
황지영 |
시인 |
|
|
1997년 「아동문학」에 동시로 등단/저서 「선생님, 선생님,우리 선생님」(2003), 「꿈이 있는 교실」(2007) 시집 「숨바꼭질」(2023) / 상담 심리학 석사 / 대한민국 초등교원으로 38년 봉직하고 현재 청소년 보호시설에서 초등 통합과정을 지도하고 있음. |
BEST 뉴스
-
[황지영칼럼]사랑이와 기쁨이
사랑이와 기쁨이 김사랑, 이기쁨(가명) 이 두학생은 형제인데 내가 몇 달 간 가르친 학생들이다. 형 사랑이는 6학년, 동생 기쁨이는 4학년, 성이 다른 형제가 우리 시설에 와서 며칠 적응 시간을 갖고 교실에 와서 함께 공부를 시작하였다. 교실로 오던 첫 날, ... -
[선종복칼럼]수능 폐지하고 대학입시 대학에 맡길 때
해마다 11월이면 온 나라가 숨을 죽인다. 비행기 이착륙이 미뤄지고, 출근 시간이 조정되고, 수백만 명의 학부모가 자녀보다 더 긴장한 채 하루를 보낸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이른바 수능이다. 도입된 지 30여 년이 지났지만, 이 하루짜리 시험이 한 사람의 12년 학업과 미래를 결정한다는 사실은... -
[부동산 세제 개편 제언 2]'디테일'이 정교해야 '따뜻한 주거복지 세제'가 된다!
"정부의 세제 개편 방향이 옳더라도, 현장의 미세한 틈새를 메우지 못하면 정책의 온기는 국민에게 닿지 않는다. 참된 주거복지 세제는 제도의 겉모습이 아닌 '체감되는 디테일'에서 완성된다.“ 방향은 맞지만, 현장의 불안을 지우기엔 2% 부족하다 최근 정부와 여권이 추진... -
[디카시]쪽갈비
잔챙이 같아 보여도 꿈쩍도 하지 않았어요말라 비틀어졌어도끝까지 붙어 있을 모양 _안정선 사진 속 잘려 나간 나무 밑동은 넓적하게 드러난 나이테 때문에 마치 살점이 떨어져 나간 갈비뼈처럼 보인다. 그 주변에 다닥다... -
[디카시]착한 착각
철 지난 철쭉 회춘했나 고개 숙여 들여보다 아픈 목허리 펴 하늘 보니활짝 웃는 백일홍 _안정선 사진과 텍스트의 관계무성한 초록 잎 사이, 꽃 진 철쭉나무 가지 위에 배롱나무 꽃잎이 시들어 얹힌 광경 ... -
[선종복칼럼]고전(古典)에서 길을 묻다: 시대를 뛰어넘는 글로컬 리더십의 지혜
[선종복칼럼] 글로벌화가 심화하고 지식 기반 사회로 급격히 이행함에 따라 세계는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는 동시에 local(지역적) 가치와 특수성의 중요성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각을 지니면서도 지역 특성에 발맞추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글...
전체댓글 0
NEWS TOP 5
추천뉴스
-
아일릿 ‘Almond Chocolate’, 日서 또 역주행 인기 돌풍!
- 오리콘·애플뮤직 등 주간 랭킹서 순위 상승 지속…어느새 차트 최상위권 넘봐 - 시간 지날수록 ... -
에스파 ‘Whiplash’ 영어 버전, 오늘(27일) 오후 1시 공개
‘빌보드 위민 인 뮤직’서 무대 첫 선! 에스파 X 스티브 아오키 조합도 기대UP 에스파(aespa, 에... -
‘솔로 데뷔 D-DAY’ NCT 마크, “‘The Firstfruit’는 제 인생을 바탕으로 만든 앨범” [일문일답]
“타이틀곡 ‘1999’, 포부와 1999년 콘셉트가 재미있는 곡… 가사에 타이틀로 확신” “진정성 있... -
알리, 데뷔 20주년 광주 콘서트 '용진' 성료 "신곡 깜짝 선공개"
가수 알리(Ali)의 데뷔 20주년 기념 광주 콘서트가 성황리에 종료됐다. 알리는 지난 12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