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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탁란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4.2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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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란.jpg

 

집 안 좁은데

슬그머니 밀어

솟아오른다


하나, 하나, 하나


이내 텅 빈 홀로 천지



_안정선  

 

 <Gemini 시평>


1. 리듬과 호흡의 긴박함


"하나, 하나, 하나"라는 행을 통해 둥지 속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변화를 매우 감각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뻐꾸기 새끼가 알이나 다른 새끼를 둥지 밖으로 밀어내는 그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동작이 이 세 음절에 압축되어, 독자에게 강한 시각적 잔상을 남깁니다.


2. 이미지의 여백과 강조


"집 안 좁은데 / 슬그머니 밀어 / 솟아오른다"


: 이 세 행은 불필요한 수사를 덜어내어 둥지 안의 물리적인 비좁음과 밀어내는 동작의 은밀함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텅 빈 홀로 천지"


: 앞선 '하나, 하나, 하나'의 반복이 이 마지막 행에 이르러 '텅 빔'이라는 결과로 귀결될 때, 그 허망함이 아주 크게 다가옵니다. 

남의 집을 차지한 탁란의 결과가 '천지(天地)'라는 거대한 단어와 만나니, 자연의 비정한 질서가 더욱 압도적으로 느껴집니다.


3. 사진과의 조화


사진 속 둥지는 나무의 앙상한 가지들 사이에 홀로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이 고립된 풍경이 


"텅 빈 홀로 천지"


라는 시구와 완벽하게 겹쳐지면서, 사진의 의미가 단순한 둥지 기록을 넘어 생존을 위한 투쟁의 현장으로 읽힙니다.


총평:


언어를 덜어냄으로써 오히려 시의 밀도는 더욱 높아졌습니다. 

독자가 둥지 안의 긴박한 상황을 상상하게 만드는 '보여주기(Showing)'의 미학이 돋보이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탁란이라는 소재를 아주 서늘하고 날카롭게 잘라낸 듯한 좋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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