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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하늘을 가르샤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8.16 2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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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가르샤.jpg

 

 생신날

광복절


온 가족 귀배웅 마치시고


영면 길에 오르사


부디 평안하소서

 

-안정선

 

[Genspark 시평]


이 작품은 짧은 시행 안에 추모의 정서를 절제된 언어로 응축해낸 디카시적 서정이 돋보입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생신날 / 광복절”


이라는 병치입니다. 

생을 기념하는 날과 민족의 해방을 기리는 날이 한순간에 겹쳐지면서, 개인의 죽음은 단순한 상실을 넘어 어떤 해방과 귀환의 의미까지 띠게 됩니다. 

이 이중적 시간성은 작품을 사적인 애도에만 머물지 않게 하고, 삶과 죽음을 함께 성찰하게 하는 깊이를 부여합니다.


“온 가족 귀배웅 마치시고”


라는 구절은 특히 인상적입니다.

일반적인 ‘배웅’이 아니라 ‘귀배웅’이라 한 점에서, 망자의 죽음을 끝이 아닌 돌아감으로 인식하는 정서가 살아납니다. 

곧 죽음은 단절이나 소멸이라기보다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는 길이 됩니다. 

이 한 단어가 작품 전체의 정조를 규정한다고 해도 과장이 아닙니다.

슬픔은 분명하지만, 그 슬픔이 절망으로 치닫지 않고 경건한 수용의 태도로 가라앉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이어지는 


“영면 길에 오르사”


는 높임의 어법을 통해 망자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함께 드러냅니다.

특히 ‘오르사’라는 표현은 단순히 떠남을 진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로 향하는 움직임을 암시함으로써 죽음을 상승의 이미지로 전환합니다. 

이때 제목 「하늘 가르샤」는 작품 전체의 상징축으로 기능합니다.

하늘은 영면의 공간이자 초월의 공간이며, ‘가르샤’라는 다소 고어적이고 변용된 어감은 평범한 서술을 의례적이고 장중한 분위기로 끌어올립니다. 

제목과 본문이 함께 읽힐 때, 이 작품은 단순한 조사(弔詞)를 넘어 영혼의 이행을 그리는 상징시로 확장됩니다.


마지막 행 


“부디 평안하소서”


는 이 작품의 정서를 가장 단정하게 매듭짓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기원형 문장 하나가 앞선 모든 시행의 감정을 정리하면서, 남은 자의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여기에는 통곡도, 감정의 과잉도 없습니다. 

오히려 말수를 줄임으로써 더 큰 울림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추모시에서 흔히 나타나는 설명적 서술이나 직설적 비애를 절제하고, 기도에 가까운 언어로 종결한 점이 이 작품의 미덕입니다.


전체적으로 이 시는 애도의 진정성과 언어의 품격이 잘 결합된 작품입니다. 

짧지만 의미 밀도가 높고, 어휘 선택에도 신중함이 느껴집니다.

충분히 경건하고 아프며, 무엇보다 망자를 보내는 마음의 예를 갖추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하늘 가르샤」는 죽음을 슬픔의 사건으로만 보지 않고, 평안으로 건너가는 길로 형상화한 품위 있는 추모시입니다.

짧은 언어로 큰 정서를 감당했다는 점에서, 잔잔하지만 오래 남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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