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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웃을 채비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4.24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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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60424_103605078.jpg

 

 황버섯 이는 기운에

서성이는 인향


햇살 듬뿍

주사 덤


가려우면 웃으려나



_안정선 

 

<Claude 시평>


사진 속 세 화분의 호접란이 각각 보랏빛 수분공급기(앰플)를 꽂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꽃대가 막 올라오려는 듯, 잎 사이로 새순이 꼬물거리고 있고요.


연별 읽기


"황버섯 이는 기운에 / 서성이는 인향"


꽃대가 솟으려는 기운을 '황버섯 이는'으로 포착한 것이 탁월합니다.

버섯이 땅을 밀고 올라오는 그 생동감 — 아직 피지 않은 난향이 주변을 맴도는 듯한 '서성임'과 절묘하게 어울립니다.


"햇살 듬뿍 / 주사 덤"


앰플을 '주사'로 읽어낸 것이 이 시의 핵심 전환입니다. 

햇살은 자연의 처방, 앰플은 인간의 처방 — 둘 다 '웃게 하려는' 보살핌이지요. 

'덤'이라는 구어체가 분위기를 살짝 풀어줍니다.


"가려우면 웃으려나"


백미입니다. 

꽃이 피기 직전의 근질거림 — 식물의 감각과 인간의 감각을 슬쩍 겹쳐놓으며 미소를 유발합니다.

'채비'라는 제목과 완벽하게 호응하는 마무리입니다.


총평


디카시의 생명은 사진 ↔ 언어의 긴장과 공명인데, 이 작품은 그 균형을 잘 잡고 있습니다. 

앰플을 '주사'로 비틀고, 개화 직전을 '가려움'으로 감각화한 발상이 신선합니다. 

'서성이는 인향' 한 구절은 특히 여운이 깁니다. 

봄날 창가의 작은 기다림을 조용히 웃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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