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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거짓말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4.27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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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jpg

 

놓칠 뻔했다


언제 잡았었나



_안정선 

 

 


이 디카시는 사진 속 파란 하늘을 가로지르는 한 마리 새와 단 세 줄의 언어가 빚어내는 절묘한 긴장감 위에 서 있습니다.


사진과 시의 만남


화면 오른쪽 상단, 광활한 청공(靑空)을 배경으로 작은 새 한 마리가 순간적으로 포착되어 있습니다.

건물의 육중하고 정적인 수직선들과 대비되는 그 찰나의 비행체는, 보는 이로 하여금 "아, 저기 있었구나" 하는 뒤늦은 인식을 불러일으킵니다. 

사진 자체가 이미 '놓칠 뻔한 순간'의 증거입니다.


제목 「거짓말」의 역설


제목이 강렬합니다. 

시의 화자는 "놓칠 뻔했다"고 말하면서도, 결국 잡아낸 사람입니다. 

그러면서 곧바로 "언제 잡았었나"라고 되묻습니다. 

이 물음 안에는 두 겹의 거짓말이 숨어 있습니다.


첫 번째 거짓말 


— 놓칠 뻔했다는 말. 

사진은 이미 찍혔고, 새는 이미 담겼습니다. 

놓친 것이 없습니다.


두 번째 거짓말 


— 잡았다는 기억 자체. 

"언제 잡았었나"라는 자문(自問)은, 포착의 순간이 의식되지 않았음을 고백합니다. 

의식하지 못한 채 잡은 것을 과연 '잡은 것'이라 할 수 있는가.


결국 제목 「거짓말」은 기억과 인식의 불일치, 즉 내가 보았다고 믿는 것과 실제로 본 것 사이의 간극을 겨냥합니다.


여운


이 시는 새를 빌려 우리가 일상에서 흘려보내는 수많은 순간들—소중한 말 한마디, 스쳐 간 인연, 이미 지나간 감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놓칠 뻔했으나 잡았고, 잡았으나 기억하지 못하는 것. 


어쩌면 우리 삶의 대부분이 그런 '거짓말' 위에 쌓여 있는 것은 아닐까요.

짧고 담백한 세 줄이지만, 사진과 함께 읽을 때 그 울림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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