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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알아보실까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5.05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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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보실까.jpg

 

우리는 

선생님 알아봐도


선생님은 

우리가 누군지 잘 모르셔


차렷! 20년 전 선생님께 경례



_안정선 

 

<Claude 시평>


물속을 가득 채운 작은 물고기 떼 — 수십 마리가 저마다 제 방향으로 유영하고 있습니다. 

촬영자는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고, 물고기들은 그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못한 채 분주히 움직입니다. 

이 구도 자체가 이미 시의 핵심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바라보는 자와 바라보이는 자의 비대칭.


시의 구조와 정서


시는 두 개의 대조적 진술로 축을 이룹니다.


"우리는 선생님 알아봐도 / 선생님은 우리가 누군지 잘 모르셔"


이것은 단순한 서운함이 아닙니다.


제자는 수십 년이 지나도 선생님을 기억하지만, 

선생님께는 훌쩍 자라, 그리고 수백, 수천 명의 제자 중 하나이니 알아보기 힘드는 — 기억의 불균형에 대한 담담한 고백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행,


"차렷! 20년 전 선생님께 경례"


이 돌연한 구령(口令)이 시 전체를 살립니다. 

우스꽝스러운 듯하면서도, 그 안에 세월과 그리움과 경의가 한꺼번에 녹아듭니다.


디카시로서의 완성도


물고기 떼는 곧 제자들의 군상입니다. 

선생님은 사진 밖, 프레임 위에 있습니다 

— 보이지 않지만 그 시선 아래 우리가 있습니다. 

사진이 시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시가 사진 속에 이미 잠재해 있었던 셈입니다. 

이것이 좋은 디카시의 조건인데, 이 작품은 그것을 자연스럽게 충족합니다.

감성의 과잉 없이, 익살과 진심 사이 어딘가에 조용히 착지하는 — 잘 빚어진 디카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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