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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뉴스온]격변의 AI 시대, 유발 하라리가 던진 묵직한 화두… "이야기에 잡아먹히지 않으려면 나를 돌아보라"

  • 박주은 기자
  • 입력 2026.06.05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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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KNEWSON = 박주은 기자] 정보가 넘쳐나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우며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 사는 시대. 역설적이게도 현대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깊은 혼란을 겪고 있다. 가짜 뉴스가 진실을 압도하고, 알고리즘이 개인의 취향과 정치적 견해를 결정하며,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자리를 지워가는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중심을 잡아야 할까.

 

 이스라엘의 세계적인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인류 3부작 완결판인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을 통해, 우리가 발을 딛고 선 '현재'라는 공간에서 마주한 거대한 도전과 해법을 집중 조명했다.

 

하라리는 앞서 『사피엔스』를 통해 7만 년의 과거를, 『호모데우스』를 통해 다가올 100년의 미래를 망원경으로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세 번째 책인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 이르러 우리 발밑을 비추는 '손전등'을 들고 현대 사회의 네 가지 핵심 도전 과제를 던진다.

 

 

기술의 도전: 일자리 상실을 넘어선 '의미의 상실'

 

하라리가 던진 가장 도발적인 명제는 "21세기의 가장 큰 위협은 핵전쟁이나 기후 변화가 아니라 '쓸모 없어진 인간(쓸모 없는 계급)'의 등장"이라는 점이다. 과거 산업혁명은 인간의 근육을 대체했지만 더 많은 일자리를 낳았다. 반면 AI는 인간의 판단과 학습 능력 자체를 대체하며, 인간보다 훨씬 더 뛰어난 수행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경제적 빈곤보다 '의미의 상실'이다. 인간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라는 감각을 통해 삶의 의미를 얻는다. 하지만 AI에 밀려 영원히 일자리를 가질 수 없게 된 인류는 정부가 주는 기본 소득으로 굶주림은 면할지언정, 내면의 가치감을 잃고 영혼이 메말라갈 수 있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또한, 알고리즘이 개인의 의료 기록, 검색 기록, 위치 정보를 해킹해 인간의 감정과 욕망을 조작하기 시작하면서 민주주의의 근간인 '자유의지'마저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정치의 도전: 글로벌 위기 앞에 후퇴하는 국가주의

 

현재 인류가 직면한 3대 위기인 핵전쟁, 기후 변화, 기술 격변은 어느 한 나라가 단독으로 해결할 수 없다. 오직 글로벌한 협력만이 유일한 열쇠다. 그러나 현실 정치는 자국 우선주의, 민족주의, 부족주의로 후퇴하며 장벽을 높이고 있다.

 

하라리는 인간의 뇌가 본래 150명 안팎의 작은 부족 단위에 맞춰 진화했기 때문에, 80억 명 규모의 글로벌 협력을 이해하는 데 본능적인 한계가 있다고 분석한다. 종교 또한 본래의 보편적 메시지를 잃고 '우리와 그들'을 가르는 부족주의의 도구로 전락했으며, 소셜 미디어의 메아리방(Echo Chamber) 현상으로 인해 사회적 분열은 극에 달하고 있다.

 

 

진실과 해법: 알고리즘 시대의 가장 강력한 저항, '명상'

 

하라리는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일수록 '명료성'이 가장 귀한 자원이라고 말하며, 우리가 집단의 지식에 무임승차한 채 많은 것을 안다고 착각하는 '지식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제시하는 21세기의 생존 전략은 다름 아닌 '정서적 회복력'과 '정직하게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태도'이다. 부모 세대는 자녀에게 고정된 지식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 텐트처럼 언제든 새로 지어질 수 있는 유연한 자아를 가르쳐야 한다.

 

특히 하라리는 스스로 매일 2시간씩 명상을 실천하고 있음을 고백하며, 명상이야말로 시스템의 해킹에 맞서는 가장 실용적인 도구라고 역설한다. 알고리즘이 인간을 조작하려면 그 인간이 자신을 모르는 상태여야 하기 때문이다. 자기 감정의 흐름과 욕망의 원천을 관찰하고 스스로를 잘 아는 사람은 외부의 자극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이야기를 짓는 동물이 자기 자신을 잊으면, 자기가 지은 이야기에 잡아먹힌다."

하라리의 인류 3부작이 관통하는 최종적인 메시지는 명확하다. 거대한 기술과 시스템에 압도당하지 않고 나만의 단단한 의미를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격변의 21세기를 가장 인간답게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다.

박주은 기자 begi5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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