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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 Open School]고전에서 길을 묻다 ​오디세우스의 방랑이 묻는 질문: '나다움'과 '나는 누구인가'

  • 선우진 기자
  • 입력 2026.08.0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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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는 표면적으로는 트로이 전쟁을 마친 영웅 오디세우스가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10년간의 험난한 여정을 다룹니다. 그러나 그 본질을 들여다보면, 이 작품은 존재의 근원을 탐구하는 거대한 정체성 모험기이자 "나는 누구인가?"라는 인류 근본의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1. '아무도 아닌 자(Outis)'에서 이름을 되찾는 과정

 

오디세우스가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의 굴에 갇혔을 때, 그는 자신의 이름을 '아무도 아닌 자(Outis)'라고 칭합니다. 생존을 위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완전히 지워버린 것입니다. 그러나 굴을 탈출한 뒤, 그는 다시 자신의 진짜 이름을 목소리 높여 외칩니다.

 

괴물과 신들의 시련 속에서 기존의 영웅적 명성에만 의존할 수 없었던 오디세우스는 자신을 끊임없이 비우고 다시 채워 넣습니다. 《오디세이아》에서 '나다움'은 고정된 정체성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변치 않는 지혜와 의지를 통해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재증명해 내는 과정입니다.

 

 

2. 가식과 유혹을 넘어선 '진짜 나'의 선택

 

오디세우스는 요정 칼립소의 섬에서 영원한 생명과 불로불사를 약속받지만, 이를 거절하고 죽음이 기다리는 인간의 삶과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길을 선택합니다.

 

여기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해답이 드러납니다. 그는 신처럼 영원히 사는 삶보다, 한계와 고통이 존재하더라도 자신의 기억, 관계, 그리고 돌아가야 할 책임(가족과 유토피아)이 있는 삶을 선택함으로써 참된 자아를 확립합니다. 나다움이란 편안한 유혹에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본질과 책임이 있는 장소를 향해 나아가는 결단입니다.

 

3. 귀환과 변장: 삶의 본질을 알아보는 통찰력

 

고향 이타카에 도착해서도 오디세우스는 곧바로 왕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거지의 몰골로 변장합니다. 외형적 조건과 신분이 모두 박탈된 상태에서, 그는 과연 누가 자신을 알아보는지 지켜봅니다. 그의 충직한 개 아르고스, 늙은 유모 에우뤼클레이아, 그리고 아내 페넬로페는 외모가 아닌 그의 본질(흉터와 상징)을 알아봅니다.

 

결국 '나다움'은 내가 누구인지 타인에게 강요하는 수식어가 아니라, 모든 외적 조건이 껍데기처럼 벗겨져 나갔을 때도 내 안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고유한 본질과 지조입니다.


《오디세이아》가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수많은 가치관과 유혹이 범람하는 현대 사회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거창한 구호에 있지 않습니다. 표류하는 삶 속에서도 나의 이름과 책임을 잊지 않는 것, 그리고 껍데기를 벗겨낸 후에도 남아있는 내면의 중심을 지켜내는 것. 그것이 오디세우스가 10년의 방랑 끝에 찾아낸 '나다움'의 해답입니다.

선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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