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가지 이유
장동원 [칼럼니스트, 수필가, 제20대 수도전기공고 교장]
모바일과 디지털 정보가 흘러넘치니, 빅뉴스 외에는 신문을 찾아서 글을 읽는 사람이 많지 않다. 필자도 언론에 기고한 글이 나오면 겸연쩍지만 몇 군데 지인 카톡방에 올려보곤 한다.
“잔잔히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러고 보니 길을 걷다 .... 멈춰 그 자리에 서서 생각에 잠겼던 때가 언제였나 생각해 봅니다. 그런 순간을 잡아내 글로 엮어내시니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곁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훈훈합니다. ㅎ멋지세요~~^^” “담백하고 솔직한 글에 다시 한번 매료 되었습니多ㅎㅎ.” “와우 늘 느끼지만 정말 마음에 와닿은 글입니다. 마지막 문구에서 깨달음을 얻어갑니다. 감사합니다 ^^♡”
지인들의 과장된 응원이다.
“칼럼 보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미국에 온 후로 한국어 글을 읽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 여러 감동이 생기게 돼요. 이제는 '은는이가'도 헷갈리는 상태가 되었는데요. 선생님 글 읽으면서 참 재미있으면서도 단어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것 같아서 한국어의 힘을 다시 깨닫습니다.
사람마다 외모도 성격도 다르듯이 문체도 달라서 읽을 때 재미있어요. 선생님의 글은 담백하면서도 유머도 있고 영화에선 이걸 '마~'라고 하는데요. 숨 쉴 공간이 있어서 좋아요... 저번에 쓰셨던 '한전이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보면서도 많은 깨달음이 있었어요. 사실 저도 한전 잘 몰랐는데요, 이젠 빅팬이 되었어요. 한국에 가면 온통 거리마다 한전의 흔적이 왜 이리 많던지요! 발견할 때마다 너무 반갑고, 실실 웃음나고 그래여,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한전의 저력을 발휘할 거라 믿어요. 질 좋은 전기 안정적 공급! 지구상에 그렇게 할 수 있는 나라가 얼마나 될까요? 앞으로도 교장선생님 글 계속 보내주세요~~~ 좋은 밤 되세여!”
“아, 광복절이군요! 선생님! 잊고 사는 고국에 대한 마음을 일깨워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중략...] 교장선생님의 글은 늘 저에게 힘을 주십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위 내용은 재미교포 여성(영화전문가)의 격려 글이다.
글쓰기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다!
필자는 중고교 진로 특강 단체에서 활동 중이다. 다양한 분야의 뜻있는 시니어들이 함께하고 있다. 종종 워크숍과 차담회를 통해 특강 경험을 피드백하고 회원 간에 단합한다. 얼마 전 차담회에서 돌아가면서 소감을 말하던 중 A 회원의 차례가 됐다.
그는 오래전부터 미국 메이저언론 정기구독은 물론, 클라우드 저장 공간도 달러 결제로 운용하는 미디어 전문가다. 매일 아침 글로벌 이슈를 요약해서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와 우리 단톡방에 올려오다가 최근에 멈췄다.
“그런데 요새는 왜 글로벌이슈 안 올리세요?” 누군가 물었다. “아 그거요? 반응이 없는 곳에는 안 올립니다.” 섭섭함이 살짝 묻어났다. 그러고 보니 회원들이 댓글도 이모티콘도 인색했었다.
분위기를 살짝 바꿔 보려고 필자가 끼어들었다. “근데 제 글도 안 읽으시는 것 같던데요? 반응도 전혀 없으셨구요.” 무슨 글? 금시초문이라는 표정에, “아! 단톡방에 수필가 장쌤이 언론기고한 좋은 글 많잖아요?” 옆에 있던 회원이 거들었다. “아, 그 신변잡기요! 그런 거는 안 읽어요!” 당혹한 회원들의 표정이 굳었다. 어색함을 벗어나도록 필자가 더 큰소리로 신변잡기! 신변잡기! 하하! 떠들 듯이 응수해서 폭소로 이어졌다.
그의 말이 정확하다. 허접한 신변잡기! 그저 주절주절 이런저런 이야기 늘어놓은 것들이다. 어찌 A 회원뿐이겠는가! 많은 이들이 필자의 글을 시간 낭비라고 제쳐놓거나 시답잖은 내용이라고 여길 것이다.
글쓰기를 멈추어야 하는 이유다! 글쓰기를 계속하거나, 멈추어야 하는 두 가지 이유가 다 있다. 그래도 그냥 쓸까 한다.
세상 모든 일에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장동원칼럼니스트
▲수필가 (칼럼니스트)▲드림엔드림 진로멘토▲(주)일진파워 고문 ▲제20대 수도전기공고 교장 ▲한전 홍보실장 ▲한전 도쿄지사장 ▲「매경춘추」 「한경에세이」 「전기신문」 필진 ▲bbb코리아 통역봉사자 ▲ 서울글로컬교육연구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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