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종복 (GK뉴스온 발행인 / 서울교육삼락회 회장)
아이들이 마음껏 달리고 배우는 학교는 가장 안전한 공간이어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매년 서울 시내 학교 현장에서는 수천 건의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되풀이된다. 운동장에서의 충돌, 계단에서의 미끄러짐, 체육 활동 중 부상에 이르기까지 사고는 순간이고 그 여파는 아이들과 학부모, 그리고 교원 모두에게 깊은 상흔을 남긴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학교안전망은 ‘사후 보상’에 치중해 있었다. 사고가 발생한 뒤 치료비를 청구하고, 적절한 보상금을 지급하는 구조다. 학교안전공제회가 설립된 이래 현장의 구제기구로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온 것은 사실이나,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사고가 난 뒤의 보상보다 단 한 명의 아이도 다치지 않도록 미리 막을 수는 없을까?”
글로벌 선진국들의 학교안전 패러다임은 이미 ‘사후 수습’에서 ‘데이터 기반의 선제적 예방(Predictive Prevention)’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오늘날, 학교안전 역시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스마트 안전망으로 대전환을 이뤄내야 한다.
첫째, 서울시 학교 안전사고 빅데이터에 기반한 ‘스마트 위험지도(Safety Mapping)’ 구축이 시급하다.
지난 수십 년간 축적된 학교별, 계절별, 시간대별, 장소별 사고 데이터를 AI로 분석하면 위험이 집중되는 ‘사각지대’와 ‘고위험 패턴’을 정밀하게 추출할 수 있다. 비가 오는 날의 특정 본관 계단, 체육 수업 직후의 운동장 기구 주변 등 위험 요소를 사전에 시각화하여 학교 현장에 실시간으로 공유해야 한다.
둘째, AI 기술을 활용한 ‘사전 경보 및 모니터링 시스템’의 도입이다.
학교 내 주요 위험 구역에 AI 센서와 지능형 CCTV를 연동하면, 학생들의 위험한 행동 패턴(무단 시설물 점하, 난간 위험 접근, 사각지대 밀집 등)을 즉시 감지하여 교직원과 안전 담당자에게 알람을 보낼 수 있다. 이는 교사들의 감시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면서도 사고 발생률을 물리적으로 낮추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셋째, 학교안전공제회의 역할 재정의다. 공제회는 단순한 '보험 지급 기관'에 머물러선 안 된다.
보유한 막대한 사고 데이터와 재정을 바탕으로 학교 현장에 최첨단 예방 설비와 컨설팅을 지원하는 ‘학교안전 전문 종합 솔루션 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사고 보상에 쓰이는 재원의 일부를 선제적 예방 인프라 구축에 투자한다면, 결과적으로 사고율이 낮아지고 보상 재정의 건전성까지 확보하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된다.
세계적인 명문 도시 서울의 교육은 안전의 기준 역시 세계 최고의 수준이어야 한다. AI와 빅데이터라는 시대적 무기를 학교 현장에 바르게 이식할 때, 우리 아이들은 비로소 불안 없는 교정에서 마음껏 꿈을 꿀 수 있다.
사후 보상에서 선제 예방으로의 대전환.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할 ‘스마트 서울 학교안전’의 첫걸음이자, 아이들의 웃음을 지키는 교육 리더들의 엄중한 책무다.

선종복 서울교육삼락회장, 前 서울북부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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