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병관리청 2023년 통계, 한 해 11만3098건…65세 이상 1년 치명률 31.2%
- 세계뇌졸중학회 21~23일 서울 개최…’이웃손발시선' 보이면 즉시 119
[GK뉴스온=안재민 디지털팀장]
국내에서 한 해 11만3098건의 뇌졸중(腦卒中)이 발생하고, 80세 이상 발생률은 50대의 8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2025년 12월 발표한 ‘2023년 심뇌혈관질환 발생통계'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뇌졸중 발생률은 50대 178.3건, 80세 이상 1507.5건이었다.
뇌졸중은 생명을 앗아갈 뿐 아니라 살아남아도 마비나 언어장애 같은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증상을 빨리 알아채고 병원에 도착하는 시간이 환자와 가족의 이후 삶을 좌우한다. GK뉴스온 시니어 건강 연재 세 번째 순서로 뇌졸중의 위험 신호와 골든타임 대처법을 짚는다.
김태정 서울대 의대 신경과 교수는 대한뇌졸중학회 홍보이사이던 2025년 10월 세계 뇌졸중의 날 기자간담회에서 "뇌경색의 골든타임은 증상 발생 후 4.5시간 이내"라며 이 시간 안에 정맥 내 혈전용해제를 투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사와 약물 준비 시간을 고려하면 증상 발생 후 최소 3시간 안에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는 것이 학회의 설명이다. 그러나 학회가 인용한 한국뇌졸중등록사업 보고서에서 3시간 안에 병원에 도착한 환자는 30%에 못 미쳤다.
뇌졸중 치료의 최신 흐름은 이번 주 서울에서 논의된다. 제18차 세계뇌졸중학회(WSC 2026)가 21일부터 23일까지 서울에서 열려 국내외 전문가 2500여 명이 급성기 치료와 재관류술, 인공지능(AI) 진단, 재활 등을 다룬다. 국내 개최는 2010년 이후 16년 만이다. 차재관 대한뇌졸중학회 회장(동아대 의대 신경과 교수)은 "효과가 입증된 치료를 전 세계, 특히 뇌졸중 부담이 큰 저·중소득 국가의 실제 진료 현장에 적용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오는 29일은 세계 뇌졸중의 날이다.
○ 나이 보정하면 줄지만, 환자 수는 늘었다
뇌졸중은 나이가 들수록 급격히 늘어난다. 같은 통계에서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은 40대 74.7건, 60대 351.1건, 70대 729.5건으로 높아졌고, 80세 이상에서는 1507.5건에 이르렀다. 성별로는 남성이 6만3759건, 여성이 4만9339건이었다.
연령 구조의 영향을 없앤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2014년 인구 10만명당 139.7건에서 2023년 113.2건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발생 건수는 2021년 11만2123건, 2022년 11만2936건, 2023년 11만3098건으로 3년 연속 늘었다. 같은 나이끼리 비교하면 위험은 줄었지만 고령인구가 늘면서 환자 수가 증가한 것이다.
고령층일수록 치명률도 높다. 발생 후 30일 이내 치명률은 전체 7.5%였지만 65세 이상은 10.9%, 80세 이상은 11.9%였다. 발생 후 1년 이내 치명률은 65세 이상에서 31.2%로, 65세 이상 환자 10명 중 3명꼴이 1년 안에 숨졌다. 2023년 뇌졸중 가운데 첫 발생은 9만285건, 재발생은 2만2813건이었다.
사망 통계에서도 비중이 크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사망원인통계에서 뇌혈관질환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48.7명으로 전체 사망원인 4위였다. 연령 구조를 표준화한 뇌혈관질환 사망률은 충북이 가장 높고 서울이 가장 낮았다.
○ '이웃손발시선', 갑자기 찾아오는 신호
질병관리청이 제시한 뇌졸중 조기증상은 다섯 가지다. 갑자기 한쪽 얼굴이나 팔, 다리에 힘이 빠지는 경우, 갑자기 말이 어눌해지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갑자기 한쪽 눈이 보이지 않거나 시야의 반이 보이지 않거나 물체가 두 개로 보이는 경우다. 갑자기 어지럽거나 몸의 중심을 잡기 힘든 경우,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심한 두통이 오는 경우도 해당한다.
대한뇌졸중학회는 이를 기억하기 쉽게 '이웃손발시선'으로 알리고 있다. '이~' 하고 웃지 못하는 얼굴 마비, 두 손을 앞으로 뻗지 못하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는 마비,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말이 통하지 않는 언어장애, 시선이 한쪽으로 쏠리는 증상을 가리킨다.
이런 신호를 아는 사람은 아직 부족하다. 질병관리청의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서 성인의 뇌졸중 조기증상 인지율은 60.7%로, 성인 10명 중 4명은 조기증상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 막힌 혈관, 시간이 곧 뇌세포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腦梗塞)과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腦出血)로 나뉜다. 대한뇌졸중학회에 따르면 뇌졸중의 약 80%가 뇌경색이며, 뇌혈관이 막힌 뒤 1분이 지날 때마다 뇌세포 200만개가 손상된다.
뇌경색은 막힌 혈관을 다시 여는 재관류 치료가 핵심이다. 학회는 증상 발생 후 4.5시간 안에 정맥 내 혈전용해제를 투여할 수 있고, 큰 혈관이 막힌 경우에는 동맥 내 혈전제거술을 일반적으로 6시간 안에, 영상 소견에 따라 최대 24시간까지 시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회는 또 정맥 내 혈전용해제를 투여하면 발병 3개월 뒤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할 확률이 2배 이상 높아진다고 밝혔다.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환자가 직접 운전하거나 가족이 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증상이 지나갈 것이라 여기거나 야간·주말이라고 외래 진료를 기다리지 말라고 당부한다. 한동선 포항세명기독병원 병원장도 9월 경북매일 건강칼럼에서 증상이 시작된 정확한 시각을 기억하고 자가용보다 119 구급대를 이용해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신속히 이동하라고 권했다. 치료 가능 시간은 증상이 시작된 시각을 기준으로 따지기 때문이다.
○ 예방의 핵심은 혈압 관리
뇌졸중 예방은 위험요인 관리에서 출발한다. 이번 세계뇌졸중학회에서도 세계뇌졸중기구(WSO)와 세계고혈압연맹이 고혈압 조절과 소금 섭취 감소를 통한 예방 정책을 주제로 공동 세션을 연다.
질병관리청의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 9대 생활수칙은 금연과 절주, 짜지 않게 골고루 먹는 식습관, 매일 30분 이상 운동,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 유지를 권한다. 정기적으로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를 측정하고,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환자는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겨울철에는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올라 심뇌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뇌졸중이 의심되면 증상이 시작된 시각을 확인한 뒤 곧바로 119에 신고하면 된다.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은 국가건강검진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검진 대상 여부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누리집이나 고객센터(1577-1000)에서 알아볼 수 있다. 뇌졸중 조기증상과 예방수칙은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 볼 수 있다.
다음에는 65세 이상 사망원인 2위인 폐렴의 위험 신호와 예방접종 등 대비책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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