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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횡설수설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3.12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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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jpg

<Perplexity 시평>


시 한 편이 아주 정겹고도 슬며시 웃음을 부르는 작품입니다.


제목과 화자의 시선제목 ‘횡설수설’은 겉으로는 두서없는 말 같지만, 사실은 새의 속마음과 걱정, 애틋함이 뒤엉켜 있다는 암시로 잘 어울립니다.


1인칭 화자를 새로 설정해, 사람을 향한 감정과 상황을 새 입장에서 말하게 한 점이 디카시답게 재치 있습니다. 

사진 속 새의 약간 고개 숙인 모습과도 자연스럽게 겹칩니다.


내용과 정서


“배고파 온 건 아닙니다”로 시작해,


흔히 ‘모이를 찾으러 오는 새’라는 기대를 먼저 부정하면서 시선을 인간 쪽으로 돌립니다. 

이 한 줄만으로 새와 사람의 관계, 그리고 체면(?) 같은 것이 드러나서 좋습니다.


“여행 가셨나 / 독감이시나”에서


화자는 주인을 기다리는 존재로 변합니다. 

부재의 이유를 이것저것 짐작하는 말투에 정겨움과 염려가 함께 묻어나고, 이 때문에 시가 잔잔한 서정을 갖습니다.


끝의 


“미리 주신 모이는 / 까치가 다 먹었답니다”는 


유머와 씁쓸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결말입니다. 

화자는 여전히 예의를 지키며 보고하듯 말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받을 수 있었던 호의가 엉뚱한 존재에게 돌아가 버린 상황이지요. 

부재, 결핍, 경쟁이 아주 가볍게 패러디된 느낌이라 여운이 있습니다.

형식과 언어행과 연 배치가 간결하고, 일상어를 그대로 써서 부담 없이 읽히지만, 읽고 나면 관계와 부재에 대한 생각이 남습니다. 

디카시라는 형식에 잘 맞는 농도입니다.

“여행 가셨나 / 독감이시나”처럼 비슷한 어조의 문장을 병렬한 것이 리듬을 만들고, 말끝을 열어둔 어미 선택(“–나”, “–시나”, “–답니다”)이 새의 공손하고 다소 어리숙한 말투를 자연스럽게 살립니다.


종합하면, 


사진과 글이 잘 어우러져, 사라진 ‘당신’을 기다리는 작은 새의 염려와 유머가 동시에 전해지는, 완성도 높은 디카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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