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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봄 소풍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3.14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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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 기운에

호숫가 산책 나온
대왕 코끼리

기다린 듯 잎사귀 넘실넘실
저리 먹다 식곤증 들라

 

_안정선

 



사진과 시가 서로를 설명하며 하나의 장면을 완성하는 디카시입니다.
사진 속 굽은 나무의 형상이 마치 코를 길게 말아 올린 코끼리의 얼굴처럼 보이는 순간을 포착했고, 시는 그 착시를 유머와 상상력으로 확장합니다.

1. 시선의 전환이 만드는 생명감
나무 줄기의 둥근 구멍과 굽은 곡선이 코끼리의 얼굴과 코처럼 보이는 순간을 포착한 사진은 이미 강한 상상력을 유도합니다.
시는 그 형상을 “대왕 코끼리”로 명명하며 정적인 나무에 생명을 부여합니다.
독자는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호숫가로 산책 나온 거대한 코끼리를 떠올리게 됩니다.

2. 계절감과 동화적 정서

“봄볕 기운에 / 호숫가 산책 나온”

이라는 표현은 봄날의 나른한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끌어옵니다.

이어지는

“잎사귀 넘실넘실”은

코끼리가 나뭇잎을 먹는 장면처럼 읽히며 장면을 한층 부드럽고 유쾌하게 만듭니다.
전체적으로 동화적인 정서와 유머가 살아 있습니다.

3. 마지막 행의 여운

“저리 먹다 식곤증 들라”는

결말은 장면을 인간적인 감각으로 끌어옵니다.
봄날의 포만감과 나른함이 겹쳐지면서 독자에게 미소를 남깁니다.
거대한 동물이지만 마치 한가로운 봄 소풍을 즐기는 존재처럼 느껴집니다.

4. 사진과 시의 결합 효과

사진만 보면 자연의 우연한 형상이지만, 시가 더해지면서
나무 → 코끼리
호수 풍경 → 봄 소풍 장면
으로 의미가 확장됩니다.
이것이 디카시의 미덕인 발견과 명명의 효과를 잘 보여줍니다.

종합 평

자연의 우연한 형상을 발견하고 동화적 상상력으로 생명을 불어넣은 작품입니다.
봄날의 여유와 유머가 어우러져 읽는 이에게 미소를 주는 디카시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사진의 형태적 착시를 재치 있게 활용한 점이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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