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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현충원 아버님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3.17 0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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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힌 유탄이 살이 되었어도

늘 장딴지 저리다 하셨다

꼬마 아들은 장난인 양
올라서 밟아댔다

시원하셨을까, 가려웠을까

 

 

_안정선

 

 



사진에는 둥근 몸의 디스커스 한 마리 곁에 어린 물고기가 바짝 붙어 있는 장면이 담겨 있다.
디스커스는 부화한 치어가 부모의 몸 표면에서 분비되는 영양 점액을 먹으며 자라는 독특한 양육 방식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먹이는 암컷뿐 아니라 수컷도 함께 제공한다.
마치 젖을 먹이듯 새끼가 부모 몸에 붙어 양분을 얻는 이 장면은 사진 자체만으로도 깊은 부성의 이미지를 불러낸다.
이러한 생태적 장면은 시 「현충원 아버님」의 기억과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박힌 유탄이 살이 되었어도 / 늘 장딴지 저리다 하셨다’

는 구절은 전쟁의 상처가 세월 속에서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몸의 통증으로 남아 있음을 말한다.
아버지는 장딴지가 저릴 때마다 어린 아들에게 밟아 달라고 하셨고, 아이는 그 부탁을 대수롭지 않은 일상처럼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행위는 전쟁의 상흔을 잠시나마 달래던 부자 사이의 조용한 교감이었다.

사진 속에서 어린 물고기가 부모의 몸에 붙어 양분을 얻는 모습은, 시 속에서 아들이 아버지의 몸을 통해 사랑과 삶의 시간을 이어받던 기억과 상징적으로 겹쳐진다.
부모가 자식을 먹여 살리고, 자식은 부모의 몸을 통해 삶의 온기를 배운다.

마지막의

‘시원하셨을까, 가려웠을까’

라는 물음은 단순한 감각의 질문이 아니라, 이제는 되돌아갈 수 없는 시간 속에서 아버지의 고통과 사랑을 뒤늦게 헤아리는 마음이다. 사진의 생태적 장면과 개인의 기억이 포개지며, 이 디카시는 전쟁의 상흔과 부자의 애틋한 정을 잔잔한 울림으로 환기한다.

총평

부모 몸에서 양분을 얻는 디스커스의 생태와 전쟁 상처를 지닌 아버지의 기억을 겹쳐, 몸의 상처와 부성의 사랑을 한 장면 속에 응축한 깊은 울림의 디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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