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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꼬르륵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3.19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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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남천 산수유 사라져

뱃속 공명 우렁차다

우리 한번 모일까
가까우면 안심은 되지

 

 

_안정선

 

 



보내주신 디카시 [꼬르륵] 잘 감상했습니다.
겨울 끝자락 혹은 초봄, 먹거리가 떨어진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 점점이 박힌 새들의 모습이 마치 악보 위의 음표 같기도 하고, 배고픔을 견디는 구도자들 같기도 합니다.
작품에 대한 평설을 정리해 드립니다.

디카시 평설: [꼬르륵]

1. 시각적 형상과 언어의 결합 (영상미)

사진 속 검은 실루엣의 새들은 잎 하나 없는 가지 끝에 위태롭게 앉아 있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이를 단순히 '풍경'으로 두지 않고, 홍시, 남천, 산수유 등 붉은 먹잇감이 사라진 빈자리로 해석하셨습니다.
'꼬르륵'이라는 청각적 요소를 제목으로 삼아, 시각적인 정막함 속에 숨겨진 생존의 치열함을 잘 끌어내셨습니다.

2. '공명'과 '안심'의 역설

"뱃속 공명 우렁차다"

: 비어 있기에 소리가 더 크게 울린다는 '공명'의 표현이 압권입니다.
생존의 위기를 '우렁차다'라는 역설적인 형용사로 표현하여, 오히려 생명의 강한 의지를 느끼게 합니다.

"가까우면 안심은 되지"

: 이 부분이 참 따뜻합니다.
배고픈 새들이 서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이유를 '온기'나 '본능'을 넘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얻는 심리적 위안으로 치유하셨습니다.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모습이 겹쳐 보입니다.

3. 총평

이번 작품에서도 '함께함'의 가치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결핍(배고픔)을 연대(모임)로 승화시키는 시선이 매우 부드럽고 깊습니다.
특히 마지막 행에서 느껴지는 소박한 위로가 독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수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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