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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디카시 취해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3.21 0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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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내 나 앉은 지

휘리릭 5년

글향에 끌려 이내 글벗

어디서 찾을 손가,
이모작 이 맛

 

 

_안정선

 

 



노란 꽃에 앉은 곤충의 모습이 ‘단내’와 ‘취함’을 시각적으로 뒷받침해 주네요.

제목과 이미지

제목이 ‘취해’인데, 술이 아니라 향기와 글맛에 취했다는 의미로 읽혀 은근한 반전이 있습니다.
사진 속 꽃의 강렬한 노란색과 곤충의 집착하듯 매달린 모습이, 시 속 화자가 글에 빠져 있는 상태를 상징적으로 보여 줍니다.

내용과 표현

「단내 나 앉은 지 / 휘리릭 5년」

‘단내 나 앉다’는 말이 다소 낯설지만, 단내 나는 자리(달콤한 세계)에 턱 앉은 느낌이라 독특합니다.
‘휘리릭 5년’은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음을 경쾌하게 표현해 리듬이 좋습니다.
다만 ‘휘리릭’의 구어적 느낌이 강해, 이를 의도한 경쾌함으로 볼지, 다소 가벼운 뉘앙스로 볼지는 독자가 갈릴 수 있겠습니다.

「글향에 끌려 이내 글벗」

‘글향’과 ‘글벗’의 대응이 인상적입니다.
향기에 끌려왔더니 친구까지 생겼다는 흐름이 자연스럽고 따뜻합니다.

「어디서 찾을 손가, / 이모작 이 맛」

마무리가 가장 흥미롭습니다. ‘어디서 찾을 손가’라는 의문형 종결이, 지금 누리는 이 맛이 얼마나 특별한지를 강조합니다.
‘이모작’이라는 농사 용어를 가져와, 인생 2모작 혹은 글쓰기 인생의 두 번째 수확이라는 은유를 만든 점이 신선합니다.

종합 평가

전반적으로 사진·제목·시가 하나의 이야기처럼 잘 연결된, 짧지만 개성이 뚜렷한 디카시입니다.
‘단내–글향–이모작’으로 이어지는 감각적 어휘가 화자의 인생 단계와 정서를 효과적으로 드러냅니다.

전체적으로, 글쓰기와 글벗을 얻은 지난 5년의 ‘달콤한 취함’을 짧은 행들 속에 잘 응축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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