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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당당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3.26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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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짝 기대니 바람 비켜 가고

암반수 흘러 목마르지 않아요

꽃까지 당당 피워냈잖아요

안타까운 생각일랑 접어주세요

 

 

_안정선

 




이 디카시는 사진과 언어가 긴밀하게 맞물리며, ‘연약함에 대한 오해’를 정면으로 뒤집는 작품입니다.

바위 틈이라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꽃까지 피워낸 식물의 모습이, 시의 화자와 자연스럽게 겹쳐집니다.

1. 이미지와 시어의 대응

“바짝 기대니 바람 비켜 가고”

라는 구절은 실제로 바위에 몸을 붙여 살아가는 식물의 생존 방식을 절묘하게 포착합니다.
이는 단순한 의존이 아니라, 환경을 활용하는 지혜로 읽힙니다.

이어지는

“암반수 흘러 목마르지 않아요”

는 보이지 않는 생의 조건을 암시하며, 겉으로 드러난 척박함과 내면의 충만함을 대비시킵니다.

2. ‘당당함’의 설득력

마지막 연

“꽃까지 당당 피워냈잖아요 / 안타까운 생각일랑 접어주세요”

는 이 시의 핵심 정서입니다.
독자의 시선을 ‘연민’에서 ‘존중’으로 전환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특히 “안타까운 생각일랑 접어주세요”는 대상의 자존을 대변하는 직접 화법으로, 작품 전체의 태도를 또렷하게 마무리합니다.

3. 주제의 확장성

이 시는 단순한 자연 관찰을 넘어, 인간 삶의 태도로 확장됩니다.
기대는 것은 약함이 아니라 생존의 방식이며, 척박한 자리에서도 충분히 ‘꽃’을 피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는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조용한 위로이자 단단한 응원이 됩니다.

총평

사진 속 작은 생명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시인은 그 존재를 통해 ‘연약함 속의 당당함’이라는 역설을 설득력 있게 끌어올립니다.
다만 한 가지 덧붙이자면, “암반수”라는 표현이 다소 개념적으로 느껴질 수 있어, 조금 더 감각적인 이미지로 치환된다면 현장감이 한층 살아날 여지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메시지와 이미지, 어조가 균형 있게 어우러진 완성도 높은 디카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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