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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교육칼럼]이 시대의 스승상!

  • 선우진 기자
  • 입력 2026.04.28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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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장재천(전 용인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5월은 이런저런 각종 기념일이 많은 달이다. 그 중에서 스승의 날515일로, 세종대왕의 양력 생일에 맞춰 제정된 것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 ‘교사의 날은 교사의 노고에 감사하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날로 여러 나라에서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으며, 매년 105일은 세계 교사의 날(World Teachers' Day)’로 기념되고 있다. ‘교사의 날이 평일인 국가는 태국(1.16), 말레이시아(5.16), 인도(9.5), 러시아(10.5), 인도네시아(11.5), 터키(11.24)이며, 공휴일인 국가는 슬로바키아(3.28), 이란(5.2), 알바니아(5.7), 엘살바도르(6.22), 멕시코(5.15), 체코(5.28), 싱가폴(9.1), 중국(9.10), 폴란드(10.14), 브라질(10.15), 베트남(11.20) 등이다.

 

역사적으로는 충남의 강경여고에서 청소년적십자를 중심으로 병중에 있거나 퇴직한 교사를 위문하는 운동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1963년 전국청소년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에서 은사의 날을 제정하고, 1964526일 다시 국제연맹에 가입한 날을 스승의 날로 정하여 각종 행사를 거행한 것이 시초다. 1965년부터는 대한적십자사 주도 아래 세종대왕 탄신일인 515일로 바뀌었다. 1973년 정부의 서정쇄신에 따라 일시적으로 금지되었으나 1982년 오늘날과 같은 법정기념일로 부활되었다.

 

그런데 장신대, 총신대, 순천대, 한림대, 대진대, 대구가톨릭대, 부산대, 원광대, 한양대, 건국대는 개교기념일이 공교롭게 515일이다. 말하자면 스승의 날이 개교기념일인 대학교가 무려 10곳이나 된다. 이 때문에 이 대학 재학생들에게 515일이 무슨 날이냐고 하면 개교기념일이라고 대답한다는 것이다. 개교기념일이면 대개 휴업을 하는데...

 

한편 스승의 날을 제정한 목적은 학생이나 일반국민들에게 교권향상과 관련하여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 고취시키고자 하는 데 있었다. 항상 이날을 기해 스승들을 위한 각종 행사들이 개최되는데, 보통 학생들은 빨간색 카네이션을 스승의 가슴에 달아드림으로써 불우한 처지에 있는 스승을 위로하고 스승의 은혜를 기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또한, 각급학교 동창회·여성단체·사회단체가 자율적으로 사은행사와 특히 옛 스승 찾아뵙기 운동을 전개하여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고 사제관계를 깊게 하며, 은퇴한 스승 중 병고(病苦)와 생활고(生活苦)에 시달리는 이들을 찾아가 위로하기도 한다.

 

아마도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예전과 달라지긴 했으나 스승을 대하는 태도가 바로 이와 같지 않은가 싶다. 공급자 중심(국가와 교사)이 아닌 수요자 중심(학생과 학부모)으로 이제는 시대가 변해도 한참 변했는데, 아직도 우리나라는 조선시대의 훈장(訓長)을 생각하며 스승상을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조선시대의 훈장과 오늘날의 교사는 분명 그 세월의 간격만큼이나 차이가 커졌다. 일단 그 신분부터가 다르다. 단지 책 한 권 다 떼고 이를 기념하는 '세책례(洗冊禮)' 때의 시루떡 몇 접시, 닭 한 마리, 술 한 병 등으로 연명하거나 부수입으로 눈물 값이라는 뜻인 누대(淚代)는 온 마을 사람들이 까막눈인지라 객지에 나간 자식들로부터 편지가 오면 이를 읽어줄 사람은 훈장밖에 없기에 아버님, 기체후일향만강하시옵니까?”를 훈장이 감정을 넣어 읽기 시작하면 오냐, 오냐, 일향만강하제!”하며 울먹울먹하였다. 이같이 편지를 읽어주고 또 써주고 하는 대가를 누대라고 했으며, 이는 주로 노력(勞力)으로 보상되었기에 훈장의 밭농사는 직접 손에 흙을 묻히지 않아도 지을 수 있게 돼 있었다. 이런 식으로 연명한 훈장과 봉급을 꼬박꼬박 받는 교사와는 그 신분적 위상이 같다고 할 수는 없다. 비단 신분차이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봉급 즉 흔히 국록(國祿)을 먹는다.’는 의미는 나라의 장래를 이끌어 갈 중차대한 임무를 띤 '계도자(啓導者:missionary)로서의 사명'을 부여했다는 의미가 깊이 내포되어 있다.

 

다음으로, 현대시대의 교사는 갈 데 없어 머물면서 향리(鄕里)의 아동을 학습시키거나, 출사(出仕:벼슬길)를 기다리면서 여가를 틈내 학동(學童)들을 교육하던 조선시대의 훈장과는 그 직업의식 자체를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 오늘날의 교사는 교사라는 그 직업 자체에 신성함을 부여해야 하며, 직업인으로서의 교사로 스스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라도 전문지식을 끊임없이 연구·습득해야 하는 전문직업인이다.

 

이러한 현대시대의 교사상에도 불구하고 여태 교사들의 발목을 잡고 놓아 주지 않는 것은 '각주구검(刻舟求劍)'식 의식이다. ‘대추 하나 먹고도 가르칠 수 있다.’는 의식에서 벗어나 학부모와 교육정책 당국은 교사들이 '계도자로서의 교사, 직업인으로서의 교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며, 교사 스스로도 '권력, 금력'에 굴하지 않는 존재이자, '교직이 최고'라는 투철한 직업의식과 더불어 '덕망을 지닌 계도자'로서 거듭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모름지기 계도자로서의 모습과 전문직업인으로서의 모습을 지닌 덕() 있는 자의 모습을 갖춘 자야말로 우리 시대의 바람직한 스승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이 변하여 선생의 역할과 가치가 예전만 못하다 하더라도, 예나 지금이나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역시 선생이며 스승이다. (얼마 전 최고의 실력으로 명문대 의대에도 합격했으나 결국 교사가 되겠다고 사범대를 택하여 예능프로 유퀴즈에도 나오는 등 화제를 불러일으킨 학생도 있었다. 과거에는 지금의 의대나 법대처럼 교대와 사범대가 입시수준도 높고 인기도 있었다.) 당송8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인 한퇴지는 사설(師說)에서 '옛 학자는 반드시 스승이 있었다.'면서 스승의 역할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를 전하고, 학업(學業)을 가르쳐주고, 의혹(疑惑)을 풀어주는 것이라 말하였다. 퇴지(退之) 한유(韓愈, 768~824)가 사람의 도()를 제일 앞서 말한 것은 사람됨의 중요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고래(古來)로 공부를 가르쳐주는 스승은 많지만 사람됨을 가르치는 스승은 만나기 어렵다고 했다. 중국의 사도(師道)라는 책에서도 스승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하여 글을 가르쳐주는 스승과 인생을 가르쳐주는 스승으로 구분하고 있다. '글을 가르쳐주는 스승' 즉 경사(經師)는 만나기가 쉬운데 '인생을 가르쳐주는 스승' 곧 인사(人師)는 만나기가 어렵다고 하며, 사람 됨됨이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아마도 앞으로는 AI가 교사 못지않은 경사가 될 듯하다. 이제 대학 진학률이 75%로서 고등교육이 대중화하고 있는 지금 우리 교육현장에서 과연 사람다운 사람이 되게 하는 인성교육(人性敎育)의 비중은 얼마나 되는지, 인생을 가르치는 스승을 우리는 얼마나 귀히 여기고 있는지 다시 묻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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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천(전 용인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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