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의 과도한 사내 복지 제도가 주택 시장의 안정성과 사회적 형평성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거 은행권은 연 1%대 저금리로 임차보증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운용한 바 있다. 당시에는 대출 요건이 매우 엄격해 일부 직원은 주택 매입 시기를 놓쳐 자산 형성 기회를 잃기도 했으나, 결국 '임직원 특혜'라는 비판 여론을 넘지 못하고 해당 제도는 폐지되었다.
이러한 전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삼성전자가 임직원 주택자금을 최대 5억 원까지 연 1.5%라는 파격적인 저금리로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번 지원은 단순 전세 보증금을 넘어 주택 매입 자금까지 포함될 것으로 알려져, 가계부채 관리와 부동산 시장 안정을 도모하는 정부의 주택금융 정책 기조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지적이다.
시중 대출금리와의 차액은 사실상 기업이 제공하는 '우회적 고액 급여'나 다름없다. 대기업의 이러한 저리 자금 지원은 특정 계층의 매수 여력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려 주택 가격 상승 압력을 가중하고, 부동산 시장의 거품을 야기할 위험이 크다. 만약 이러한 파격 복지 요구가 노동계 전반으로 확산한다면,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과의 격차로 인해 기업 간 노사 갈등이 증폭되고 부동산 시장 과열은 한층 심화할 것이다.
최근 부영그룹이 선보인 파격적인 출산지원금이 저출생 극복이라는 시대적 과제와 맞물려 사회적 울림과 감동을 준 사례와 비교해보면 더욱 씁쓸하다. 삼성전자의 주택자금 지원은 공익적 가치보다는 편법적인 혜택 제공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기업의 경영 자율성은 존중받아야 마땅하지만, 그것이 사회 전체에 부작용을 일으킨다면 공정한 시장 질서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사내 대출 혜택을 받은 직원이 추가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할 경우, 해당 지원금액을 LTV(주택담보대출비율) 및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한도 산정 시 엄격히 공제하도록 규제해야 한다. 나아가 시중 은행의 평균 대출 금리와 사내 지원 금리 간의 차액에 대해서는 과세 당국이 소득세를 엄정히 부과함으로써 과세 형평성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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