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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교육뉴스]"가고 싶은데 못 가요"…교사 책임 부담에 수학여행·체험학습 줄줄이 취소

  • 박주은 기자
  • 입력 2026.05.0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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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고 시 형사·민사 책임 전가 구조 개선 시급…교육계 "제도적 보호장치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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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여행@AI활용

 

 박주은 기자 | 2026.05.01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수학여행, 교육여행, 체험학습이 사실상 '금기'가 되고 있다. 학생들은 교실 밖 배움을 원하지만, 인솔 교사에게 사고 발생 시 형사·민사상 책임이 고스란히 돌아오는 현행 구조 속에서 많은 학교가 아예 프로그램 자체를 포기하는 실정이다.


 

■ "선생님이 무서워서 못 간다"…현장 교사들의 목소리

 

경기도의 한 중학교 담임교사 A씨는 "수학여행을 추진하려 해도 관리자도 꺼리고, 나 자신도 두렵다"며 "버스 이동 중 학생이 다치거나, 숙소에서 사고가 나면 교사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자진해서 나서는 교사가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체험학습 및 수학여행 실시 비율은 최근 5년 사이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에도 상당수 학교가 대면 체험활동 재개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는 "코로나가 끝났어도 수학여행은 돌아오지 않았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다.



■ 학생들 "직접 보고 느끼고 싶다"…체험학습의 교육적 가치

 

반면 학생들의 수요는 뚜렷하다. 서울 소재 고등학교 2학년 B양은 "교과서에서만 배우는 것과 직접 가서 보는 건 완전히 다르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경험도 소중한 교육인데, 매년 취소된다고 하면 속상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체험학습의 교육적 효과를 강조한다. 교실 밖 활동은 협동심, 문제해결력, 사회성 발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OECD 주요국의 경우 현장 체험 교육을 정규 교육과정의 중요한 축으로 운영하고 있다.


 

■ 핵심 문제는 '교사 개인 책임' 구조

 

현행법상 학교 현장체험학습 중 사고가 발생하면 인솔 교사는 업무상 과실치상 등 형사처벌과 함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질 수 있다. 국가나 교육청이 최종적으로 구상권을 청구하더라도, 수사·재판 과정에서 교사 개인이 감내해야 하는 심리적·경제적 부담은 막대하다.

 

교원단체 관계자는 "교사는 24시간 인솔 책임자이면서 보험 설계사도 아니고 경호원도 아니다"며 "선의로 학생들을 위해 나섰다가 형사피의자가 되는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체험학습은 영원히 부활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 전문가·교육계가 제안하는 정책 방향

 

교육계와 법조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제도적 개선책을 촉구하고 있다.

① 교사 면책 조항 법제화 교사가 안전기준을 준수하고 사전 교육을 충실히 이행한 경우, 불가항력적 사고에 대해 형사·민사 책임을 묻지 않도록 관련 법률에 명시적 면책 규정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② 국가책임보험 의무 가입 및 학교안전공제 확대 현행 학교안전공제회 제도를 강화하고, 체험학습 전 과정에 국가 또는 교육청이 책임보험에 의무 가입하도록 해 사고 발생 시 국가가 1차 책임을 지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③ 전담 안전인력 지원 제도 도입 수학여행·체험학습 시 교사 외에 안전 전담 인력을 별도로 지원하고, 교사는 교육 본연의 역할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역할을 분리해야 한다.

 

④ 체험학습 표준 매뉴얼 및 인증제 운영 교육부 차원에서 공인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인증하고, 인증 프로그램 참여 시 교사의 법적 부담을 경감하는 인센티브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⑤ 사전 동의·면책 동의서 법적 효력 강화 학부모 동의서가 실질적인 법적 효력을 갖도록 제도를 정비해, 보호자가 충분한 안내를 받은 후 서명한 경우 일정 범위의 면책이 인정되도록 해야 한다.


 

■ 해외 사례…일본·독일은 어떻게 하나

일본의 경우 학교행사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독립행정법인 일본스포츠진흥센터'가 공제급부를 담당하며, 교사 개인에 대한 직접 청구는 극히 제한된다. 독일 역시 학교 외부 활동 중 사고는 국가 산재보험 체계 안에서 처리돼 교사 개인의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 교육부·교육청의 움직임은?

 

교육부는 지난해 '학교 현장체험학습 활성화 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입법 추진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일부 시·도 교육청은 자체 안전공제 확대를 추진 중이나, 근본적인 교사 책임 구조 개선 없이는 실효성이 낮다는 비판이 나온다.

 

교육 전문가들은 "정책의 방향은 명확하다. 교사를 처벌 대상이 아닌 교육 전문가로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국회와 교육부가 조속히 관련 법령을 개정해 학생들이 교실 밖에서도 마음껏 배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은 기자 | GK뉴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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