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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수요칼럼]확증 편향의 덫에 빠진 사람들

  • 윤향옥 기자
  • 입력 2026.05.12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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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K수요칼럼]


  세종사이버대학교 국방융합학과 김원호교수

 

 

 한 남자가 매일 저녁 소주 반병을 즐기며 삶의 낙으로 삼았다. 그러던 어느 날, 신문에서 매일 한두 잔의 술도 건강에 해롭다라는 기사를 읽었다. 그는 술을 끊는 대신 신문을 끊었다. 불편한 진실 앞에서 사람들은 종종 고개를 돌린다.

 

이는 단지 한 사람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 모두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심리적 현상,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때문이다. 확증 편향은 자신이 이미 믿고 있는 신념에 부합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무시하거나 왜곡하는 경향을 말한다. 높은 학력, 개방적인 성격, 사회적 지위와 무관하게 누구나 이 덫에 빠질 수 있다.

 

확증 편향은 일상 속 대화부터 정치적 논의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소통을 왜곡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관점에 반대되는 의견을 듣는 것을 고통스러워한다. 그래서 대화를 하면서도 상대의 말을 자신의 신념에 끼워 맞추기 바쁘다. 결과적으로, 소통은 불통으로 이어지고 오해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역사 속 대표적인 예로 궁예를 들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예지력이 옳다고 믿고 주변 사람들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처벌했다. 충신들의 조언마저 무시한 채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합한 궁예는 결국 고립되었고, 그의 나라는 몰락하고 말았다. 만약 궁예가 자신의 신념과 반대되는 의견을 경청할 줄 알았다면, 그의 말로는 달라졌을 것이다.

 

오늘날 대한민국 정치 역시 확증 편향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국회의원들은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견해에 부합하는 의견만 선택적으로 수용한다. 최근 한 국회 토론에서 한 의원이 반대 측 전문가들의 의견을 국민 대다수는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일축했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는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는 전형적인 사례다.

 

언론도 예외는 아니다. 특정 성향의 언론사들은 자신들의 논조에 맞는 자료만 강조하고, 불리한 정보는 축소하거나 왜곡한다. 독자들 역시 자신과 맞지 않는 기사는 아예 읽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확증 편향의 악순환은 대한민국 사회를 더욱 극단으로 몰고 가고 있다.

 

확증 편향의 덫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신념과 다른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고, 타인의 관점에서 사고할 수 있는 성숙함이 요구된다. 신념이 강한 주제일수록 내가 틀릴 수도 있다라는 겸손함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단지 개인의 성장을 넘어,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술이 해롭다는 기사 대신 신문을 끊어버린 남자처럼 불편한 정보를 회피하는 대신, 이를 이해하고 활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내가 옳다는 확신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 내가 틀릴 수도 있다라는 여지를 남길 때, 대화와 협력의 사회가 열릴 것이다.

 

 

김원호교수.png

세종사이버대학교 국방융합학과 김원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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