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칼럼] 배재고 야구 선수의 지역 폄하 노래와 국론 분열… 이제는 ‘기본’으로 돌아갈 때
최근 우리 사회는 또 한 번 깊은 탄식과 충격에 휩싸였다. 유서 깊은 명문 배재고등학교의 야구 선수가 부른 지역 폄하 노래가 언론과 SNS를 통해 확산된 사건이다. 단순한 청소년의 철없는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혐오와 분열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 여실히 보여주는 단면이 아닐 수 없다. 상생과 포용을 배워야 할 교육의 현장에서마저 지역주의와 차별의 정서가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는 사실은 기성세대 모두에게 무거운 과제를 던진다.
돌이켜보면 우리 사회는 격동의 세월 속에서 끊임없이 갈등을 겪어왔다. 광장을 가득 메웠던 촛불혁명은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적 열망의 분출이었으나, 한편으로는 진영 간의 극단적인 대립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는 헌정 질서의 흔들림과 함께 국민들에게 커다란 불안감을 안겼고, 이로 인한 국론 분열은 극에 달해 있다. 서로를 향한 불신과 증오가 일상과 교육의 현장, 심지어 어린 학생들의 정서에까지 고스란히 투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이 총체적 난국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결코 어느 한 사람이나 특정 집단의 잘못으로만 돌릴 수 없다. 국민을 통합하고 갈등을 조정해야 할 정치권은 도리어 진영 논리를 부추기며 분열을 정치적 이익으로 삼아왔다. 기성세대는 아이들에게 포용과 상생의 가치를 가르치기보다, 차별과 경쟁을 먼저 학습시켰다. 사회 전반의 도덕적 불감증과 책임 회피가 지금의 기형적인 분열 사회를 만든 주범이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이 무거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이제는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그 치유책은 거창한 구호에 있지 않다. 바로 ‘기본(基本)’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교육은 지식 전달을 넘어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인성 교육의 기본을 회복해야 하며, 정치와 사회 지도층은 내 편만 챙기는 극단주의를 버리고 대화와 타협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다름을 인정하고 공동체의 가치를 복원하는 것만이 이 깊은 분열의 골을 메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나아가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도달점은 어느 누구도 소외받지 않고 ‘모두가 행복한 유토피아 대한민국’이다. 진정한 유토피아는 물질적 풍요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영·호남이라는 지역의 벽이 허물어지고, 계층과 세대 간의 반목이 사라지며, 서로가 서로의 안전망이 되어주는 신뢰 사회 속에서 비로소 피어난다. 억압이나 차별 없이 모든 국민이 자신의 꿈을 펼치고 존중받는 나라, 이 보편적 행복의 가치가 살아 숨 쉬는 유토피아 대한민국이야말로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줄 가장 위대한 유산이다.
학교 운동장에서, 광장에서, 그리고 우리의 일상에서 혐오의 노래가 멈추고 연대와 포용의 목소리가 울려 퍼질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선진 사회로 도약할 수 있다. 이제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기본을 되돌아보며, 무너진 공동체 의식을 바로 세우고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데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취재 및 기사 정리: 선우진 기자

선종복(발행인, 서울교육삼락회장, 전 서울북부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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