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허스트 전
글 : 장동원 [수필가, 제20대 수도전기공고 교장]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렸던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전이 엊그제 그 막을 내렸다. 그는 영국 출신의 저명한 미술가다. 현대 미술의 거장이며 돈을 제일 많이 번 생존 작가라는데, 사기꾼 또는 지나친 상업주의 화가라는 논란도 늘 따라다닌다.
새롭게 인연이 된 지인들의 연락이 와서, 폐막을 앞두고 함께 즐거운 미술관 나들이를 했다. 전시회장에 도착하니 언젠가 어디선가 봤던 ‘DAMIEN HIRST’라는 글자를 대문짝만하게 새겨놓은 입구가 우리를 환영했다. 잘 정돈된 미술관 내부 공간을 걷는 것만으로도 시원하고 아름다운 시간이 됐다.
관람을 마친 후에는 식사하며 소감을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다. 돌아가면서 자신의 솔직한 느낌을 담담하게 주고받았다. 필자의 순번이다.
데미안 허스트! 허스트! 하기에 어떨까 하고 와서 봤는데 역시 천재는 천재인 것 같다. 널리 알려진 ‘포르말린 유리 상자 속 죽은 상어’, ‘파리 떼와 잘린 소머리’, ‘다이아몬드 박힌 해골’만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아름다운 회화, 조각, 설치 미술 등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 세계에 크게 놀랐다고 간략히 말했다.
사실, 예술 창작에 정답이 정해져 있을 리 없다. 작가는 감성을 쏟아부어 작품을 만들 뿐, 똑같은 전시작을 놓고 누구는 최고라 하고 누구는 최악이라 한다. 보는 사람마다 감동하는 부분이 다르고 느끼는 것 또한 천차만별인 것이리라!
이어서 함께 나들이했던 중견 제조기업 회장의 감상평이 이어졌다.
옛날 말씀처럼 귀신 붙어요! 저는, 저런 작품 줘도 안 가져갑니다. 갖다 놓을 데도 없어요. 설사 갖다 놓는다 해도 관리비가 얼마예요. 이것 유지 관리하려면 아주 큰 비용이 들 겁니다.
그리고 작품들이 차지하는 공간도 문제예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회 한번 하고 싶은 화가가 얼마나 많습니까? 저렇게 넓은 장소 써버리니, 그들에게 기회가 없는 거예요. 굳이 거대한 공간 차지하는 미술품을 전시하려면, 꼭 이곳이 아니라 넓은 야외 공원이든 어디든 잘 찾아서 하든지요.
사람 죽은 해골들! 동물 죽은 시체 토막! 물고기 죽여놓은 모습! 그게 뭔데요. 전부 다 부정적인 것 들이예요. 전혀 공감이 안 가요! 마음이 편하고 즐거워야 하는데 하나도 그렇지가 않아요. 가격은 어마어마하게 붙이고 호사가 들끼리 즐기는지 모르지만 말입니다. 호가를 엄청나게 올리고 이슈 만들고 어찌 보면 조작되고 확산되는 거라고 생각돼요. 신문 방송들은 그대로 베껴서 전파하고 뉴스 만들고...,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전문가가 이야기했다면 그게 전부인 줄 알고 끌려가게 만들고 그런 거지 뭐란 말입니까? 사실, 이런 것이 진실에 가까운 것인가? 정의로운 것인가? 아름다운 것인가? 글쎄 전혀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 겁니다. 이게 지금의 현실이구요. 뭔가 많이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그의 말을 듣는 순간순간 이상하게도 데미안의 작품을 둘러볼 때 울렸던 마음보다 훨씬 더 가슴이 울렸다. 생각보다 대단한 작품 들인 것 같다고 촌평했던 나의 머릿속이 이지러지고 다시 맑아지는 듯했다. 부끄럽게도 그저 거장이라니까 끌려갔던 부분을 들키는 심정이었다.
이어서, 동행했던 두 명의 서양화가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미술이 좋다. 머리 아프게 생각을 강요하는 작품보다는 이제는 편안한 그림을 보고 싶다고 했다.
모임을 파하고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오늘 찍은 전시 작품들을 다시 천천히 훑어보다가 한 장의 사진에 눈이 딱 멈췄다.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는 예술이라면, 그건 좋은 예술이 아니다. (Your art has to be liked by children or it’s no good.)
맨 마지막 전시실 벽에 조그맣게 붙어 있던 ‘데미안 허스트’ 본인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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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재)역사인물화문화재단 감사 ▲(주)일진파워 고문 ▲제20대 수도전기공고 교장 ▲한전 홍보실장 ▲한전 도쿄지사장 ▲「매경춘추」 「한경에세이」 「전기신문」 필진 ▲bbb코리아 통역봉사자 ▲ 서울글로컬교육연구원 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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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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