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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색종이 쪽지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7.14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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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종이.jpg

 

초등학생 1학년 꼬마 친구

수업 끝나고 간혹 놓고 가는 딱지


색상도, 그림도

초롱초롱 빛난다


그래, 이 할아버지도 널 사랑해



_안정선 

 

 

<Gemini 시평>


시인의 〈색종이 쪽지〉는 디지털카메라의 정직한 렌즈가 포착한 시각적 형상과, 평생을 교육과 문학에 헌신해 온 시인의 따스한 시선이 결합하여 만들어낸 수작(秀作)이다. 

이 디카시는 단순한 일상의 기록을 넘어, 세 세대를 관통하는 교감과 생명력 있는 소통의 순간을 담백하면서도 깊이 있게 길어 올린다.

디카시의 성패는 사진과 문자 텍스트가 서사적으로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훌륭한 ‘시각적 반전’과 ‘의미의 확장’을 보여준다. 

시의 전반부에서 독자는 ‘초등학교 1학년 꼬마 친구가 놓고 간 딱지’를 상상한다. 

그러나 제시된 사진을 마주하는 순간 잔잔한 전율을 느끼게 된다.

반쯤 접힌 초록색 색종이의 틈새로 수줍게 고개를 내민 것은, 연필로 꾹꾹 눌러 그린 비뚤배뚤한 ‘하트 모양’이다. 

시인은 거친 낙서나 버려진 종이 쪼가리로 치부되기 쉬운 이 작은 흔적 속에서, 아이가 부끄러운 듯 슬그머니 건네고 간 ‘마음의 발명품’을 명민하게 포착해 냈다.

특히 이 시의 배경에는 어린이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북돋우는 ‘창의쑥쑥발명’ 수업이 자리하고 있다. 

발명 수업에서 싹튼 아이의 ‘새로운 생각’과 창의적인 시도는, 말 대신 딱지처럼 접힌 색종이 쪽지라는 비밀스러운 방식으로 시인에게 배달된다. 

7살 꼬마의 눈에 비친 세상과 그 세상 속에서 길어 올린 아이디어가 얼마나 예쁘고 기특했으면, 시인은 이를 일컬어 “색상도, 그림도 / 초롱초롱 빛난다”라고 예찬했을까.

이 시의 절정은 단연 마지막 행인 “그래, 이 할아버지도 널 사랑해”에 있다. 

아이가 두고 간 수줍은 고백에 대한 이 다정한 화답은, 교육자이자 할아버지인 시인이 지닌 깊은 내리사랑의 발현이다. 

“그래,”라는 나지막한 첫마디는 아이의 서툰 소통 방식을 모두 이해하고 수용한다는 커다란 포용의 미소다.

어린 생명이 던진 순수한 생각의 단초를 놓치지 않고 따뜻하게 품어 안는 스승이자 할아버지가 있기에, 아이의 창의성과 사랑은 비로소 ‘초롱초롱하게’ 완성된다. 

메마른 시대에 인간적 온기와 교감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참으로 맑고 고운 잔상이 오래도록 남는 작품이다.

시집에 수록될 때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페이지가 되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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