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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현장 리포트]AI가 분석하고 사제가 보듬다, ‘2026 대한민국 교육박람회’의 가장 따뜻한 풍경

  • 임하순 기자
  • 입력 2026.01.2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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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임재철 교사와 제자들, 그리고 ‘AI융합학교체육연구회’가 일궈낸 교실 혁명 -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 아니 온 교사 공동체가 필요하다” - 현장의 혁신, 이제는 교육당국의 전폭적인 격려와 제도적 뒷받침이 응답할 때

 

[GK현장 리포트] AI가 분석하고 사제가 보듬다, ‘2026 대한민국 교육박람회’의 가장 따뜻한 풍경

- 임재철 교사와 제자들, 그리고 'AI융합학교체육연구회'가 일궈낸 교실 혁명

-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 아니 온 교사 공동체가 필요하다”

- 현장의 혁신, 이제는 교육당국의 전폭적인 격려와 제도적 뒷받침이 응답할 때

 

 

[GK뉴스온] 기술은 차갑지만, 그 기술을 빚어내는 목적은 뜨거울 수 있다. 지난 1월 21일부터 3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23회 대한민국 교육박람회’는 아시아 최대 규모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화려한 AI 로봇과 거대 기업의 첨단 솔루션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수많은 참관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진정한 주인공은 거창한 기술이 아니었다. "이건 저희가 직접 수업 시간에 썼던 프로그램이에요!"라며 눈을 반짝이며 설명하는 두 여학생과, 그들을 대견하게 바라보며 곁을 지키는 교사들의 모습이었다.

 

“운동 못 해도 주인공이 될 수 있나요?”... 공감이 만든 ‘J-IVE’

서울 중원중학교(교장 정애숙) 임재철 체육 교사의 부스에서는 아주 특별한 배구 수업이 펼쳐지고 있었다. 불어교육을 전공한 ‘문과 출신’ 체육 교사인 그는 운동 신경이 부족해 구석에서 소외되는 학생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 미안함과 공감에서 시작된 고민이 바로 ‘J-IVE(자이브) 배구’ 플랫폼이다.

 

임 교사는 인공지능 융합교육 대학원에서 배운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경기 데이터를 기록하고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직접 개발했다. 이제 학생들은 코트 위에서 단순히 공만 쫓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다. 자신의 이동 경로와 서브 성공률을 디지털 데이터로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경기를 설계하는 ‘데이터 전략가’로서 성취감을 만끽한다. 기술이 체육 시간의 문턱을 낮추고, 모두를 주인공으로 만든 셈이다.

 

   임재철 교사가 부스에서 교사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기술에 ‘교육적 영혼’을 불어넣은 Ai융합학교체육연구회의 집단지성

하지만 J-IVE는 결코 임 교사 혼자만의 결과물이 아니었다.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거름이 된 것은Ai융합학교체육연구’라는 교사 공동체였다. 기술이 단순히 화려한 기능에 그치지 않고 ‘진짜 수업’에 녹아들 수 있었던 것은 이태구 수석교사(광명 철산중)를 비롯한 동료 교사들의 치열한 피드백 덕분이었다.

 

이태구 수석교사는 오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J-IVE가 나아가야 할 교육적 방향타를 잡았다. “기술은 도구일 뿐, 핵심은 아이들의 참여와 성장”이라는 그의 조언은 차가운 플랫폼에 따뜻한 교육적 온기를 불어넣었다. 동료 교사들 또한 수업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변수들을 함께 고민하며 매뉴얼을 다듬었다. 임 교사는 “프로그램은 제가 코딩했지만, 그 안에 담긴 교육적 인사이트는 연구회 선생님들과 함께 빚어낸 것”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는 에듀테크가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선 기업의 기술력보다 교사들의 ‘집단지성’이 선행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선생님 돕고 싶어 달려왔어요”... 이채원·하윤지 학생의 빛나는 졸업 선물

부스에서 관람객들에게 열정적으로 J-IVE를 설명하던 이채원, 하윤지 양은 올해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1학년이 되는 임 교사의 제자들이다. 하윤지 양은 임 교사가 지도하는 스포츠클럽 여자 배구부의 주장을 맡았고, 이채원 양은 팀의 든든한 주축 멤버다.

J-IVE의 첫 수업을 함께했던 이들은 박람회 소식을 듣고 흔쾌히 ‘일일 도우미’를 자처했다. “기사에 우리 이름이 나오는 게 정말 자랑스럽고 좋아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스승에 대한 신뢰와 자신들이 직접 경험한 변화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했다. 현장의 장학사와 교육 관계자들은 아이들이 직접 데이터 분석 화면을 시연하며 수업의 즐거움을 증언하는 모습에 “이것이야말로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결합된 미래 교육의 정답”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이채원, 하윤지 양이 스승의 혁신에 날개를 달아준 제자들의 열정

 

현장의 열정, 이제는 ‘제도적 지원’이 응답할 때

임재철 교사와 Ai융합학교체육연구가 보여준 이 놀라운 성과는 한 개인의 헌신만으로는 지속되기 어렵다. 이번 박람회 현장에서는 이러한 자발적 혁신이 학교 현장에 깊이 뿌리내리기 위해 서울시교육청과 각 지역 교육지원청, 그리고 단위 학교의 전폭적인 격려와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우선, 교사가 직접 에듀테크 도구를 개발하고 연구할 수 있는 '현장 연구 시간'의 확보가 필요하다. 과중한 행정 업무 속에서 밤을 새워 코딩을 해야 하는 현재의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 또한, 개발된 우수 사례가 다른 학교로 확산될 수 있도록 교육청 차원의 공유 플랫폼 구축과 인센티브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학교 차원에서도 정애숙 교장과 같은 관리자들의 열린 마인드와 적극적인 예산 지원이 뒷받침될 때, 제2, 제3의 J-IVE가 탄생할 수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교육 전문가는 “교사들이 소비자(Consumer)를 넘어 생산자(Producer)가 될 때 진정한 공교육의 경쟁력이 생긴다”며, “교육청은 이들을 단순히 '우수 사례 발표자'로 소비할 것이 아니라, 교육 혁신의 파트너로 대우하고 연구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체육, 대한민국 스포츠 문화의 뿌리가 되다

임재철 교사와 동료 교사들이 연구와 매뉴얼 제작에 매진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학교 체육이 즐거워지면 아이들이 평생 스포츠를 사랑하게 되고, 이것이 생활 체육의 활성화와 엘리트 체육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고리가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아이들이 스포츠를 통해 주인공이 되는 경험을 한다면 교사로서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임 교사의 이 비전은 이태구 수석교사의 지혜와 동료들의 헌신, 그리고 제자들의 환한 미소를 통해 박람회장에서 찬란하게 빛났다.

AI 시대, 교육의 본질은 결국 ‘연결’

2026 대한민국 교육박람회는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남겼다. AI는 교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임재철 교사와 동료들처럼 교사를 더 강력한 교육 전문가로 진화시킨다는 점이다.

AI가 분석하고, 교사가 이끌며, 동료가 뒷받침하고, 교육당국이 밀어주는 교실. 그 손에 잡히는 미래가 중원중학교 사제지간과 교사 공동체의 뜨거운 열정 속에서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이제는 이 작은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과 제도적 지원이 결집되어야 할 때다.

임하순

GK뉴스온 기자/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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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과행복네트워크 이사

서울글로컬교육연구원 이사

너만의 풍차를 찾아라 저자(26년 2월 출간예정)

전) 중학교장 /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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