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행복
얼마 전 38년의 교직 생활을 마치고 나니 모든 일상에 시간이 많아지고 학교로 매일 출근하던 것이 멈추어졌다. 한가하고 편안함이 주는 안락함도 좋았으나 그보다는 이제 내가 사회를 위해 공헌할 일이 없다는 것이 마음 한구석을 허전하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학교에 재직할 때 교류하던 청소년 보호시설에서 운영하는 학교에근무를 하게 되었다. 이 학교는 가정적으로 조금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잠시 머무는 단기 시설에서 학교 교육과정이 단절되지 않게 교육하는 대안학교이다. 처음에 이 곳에 와서 학생들을 만났을 때에는 1~6학년 학생이 다 모여 있고 학년이 각자 달라 어느 학년에 맞추어 수업을 할지, 또 통합 초등과정으로 과목도 다양한데 어찌 수업을 이끌어 갈지 고민이 많았다.
게다가 이곳에 근무하며 만난 학생들은 각자 사연도 다 다르고 저마다 처한 환경이 좋지 않다 보니 상처가 많았고 그 상처는 남에게 공격으로 나타나거나 스스로의 화를 잘 참지 못하여 문제를 일으키곤 하였다. 잠시 눈을 돌리면 서로 다투고 남을 배려하거나 이해하는 마음이 좀 부족하여 우선은 인성 지도 위주로 수업을 시작하였다, 나름 열심히 애 쓴 결과, 학생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나를 잘 따르기도 하고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며 의논도 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중 수업 시간에 시를 썼는데 그 친구들의 시에는 각자의 마음이 잘 나타나서 어찌나 감동적이던지, 우리 학생들은 아픔 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하고 있었다!내가 이 아이들을 가까이 대하는 동안이라도 이 학생들의 희망이 되고 사랑으로 감싸는 교사가 되기를 기대하며 우리 학생들이 쓴 시를 몇 편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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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박*희) |
내마음 (김*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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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란 다가오기 전에는 물음표 다가오면 느낌표 희망을 품으면 마음이 편해져 희망은 내 마음 환하게 비추네 고마워! 희망아 |
겨울이 다가오면 너무 춥고 동장군이 멀어지면 조금씩 따뜻하네 내 마음은 일 년 내 한겨울 햇살이 그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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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박*준) |
우리 엄마 (이*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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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란 지나기 전엔 돌덩이 지나고 나면 금덩이 가까이 할 땐 대수로움 멀리가면 그리움 응애 응애 울던 아기 그때로 가고 싶다 |
있을 때는 몰랐네 떨어지고 나니 슬픈 내마음 있을 때 잘 해 드릴 걸 후회되는 내 마음 보고 싶은 우리 엄마 제가 잘 할게요 |
위의 시에서 보이는 것처럼 얼어붙은 마음들을 어떻게 하면 따뜻하게 녹여줄 수 있을까? 그런 질문에 오늘도 적당한 답을 찾아가며 이 교단에 서서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고 좋은 수업으로 인성과 학습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아울러 나에게 맡겨진 우리 학생들이 나와 함께 하는 하루에 기쁨을 느끼고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하기를 바라며 오늘도 힘찬 발걸음으로 출근을 재촉한다.
오늘도 그저 그런 하루가 반복되지만 내가 쓴 일상예찬이라는 시처럼 그저 그런 일상을 찬미하며 하루 하루를 기쁘고 행복하게 흘려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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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영 |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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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아동문학」에 동시로 등단/저서 「선생님, 선생님,우리 선생님」(2003), 「꿈이 있는 교실」(2007) 시집 「숨바꼭질」(2023) / 상담 심리학 석사 / 대한민국 초등교원으로 38년 봉직하고 현재 청소년 보호시설에서 초등 통합과정을 지도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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