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칼럼] 정말 자랑스러운 한국어
글 :장동원
케이팝 데몬 헌터스 (케데헌)의 열기가 전 세계를 강타했다. 이 영화의 주제가 골든(Golden)은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영화주제가상을 거머쥐었다. 이 노래는 한 번도 안 들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들은 사람은 없다는 유명한 노래다. 그만큼 중독성이 강해 흥에 겨워 따라 부르게 된다. 영어 노래지만 ‘어두워진~’, ‘앞길 속에~’, ‘끝없이~’, ‘영원히 깨질 수 없는~’ 등 한국어 가사가 중간중간 들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를 처음 들을 때 영어 속의 한국어 가사에 살짝 놀란다. 외국인들은 불쑥 나오는 한국말 가사 부분을 따라 부르지 못하면서도 빠져든다고 한다.
세계인들은 점점 더 K-POP, K-드라마, K-무비를 직접 원어(한국어)로 즐기기를 열망한다. 이미 수많은 나라에서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는 뉴스가 이어지고 있다. 자랑스러운 한국어다.
필자가 봉사활동으로 가르치는 한국어 교실에도 서울에 와있는 세계 각국 사람들이 찾아온다. 매주 두 시간 한국어 수업의 열기가 뜨겁다. 이 활동은 몇 년 전 코로나-19시기에 사이버대학 한국어학과를 졸업한 후 인연이 됐다. 한국어 학과 수강 과목마다 참으로 어렵기도 하고 새로운 깨달음이 있었다. 한국어를 학문으로 접하다 보니 세종대왕님의 위대함이 새록새록 되새겨진다. 오묘한 우리말의 끝없는 깊이와 넓이에 경탄한다.
매주 다가오는 수업 시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 국어사전을 자주 찾아 공부한다.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가끔 강의 오류가 생긴다. 그럴 때는 다음 수업 시간에 사과하고 정정한다. 잘못 알려 준 것을 발견하는 것은, 교사에게도 공부이고 학생들에게도 공부이니 부끄러울 일이 아니다. 강의를 이어가면서 가르치는 것이 오히려 진짜 배우는 길이라는 것도 실감한다.
실제로, 자주 혼동되는 우리말 표현들이 참 많다. ‘빈털털이’가 아니고 ‘빈털터리’다. 부딛치다.’가 아니라 ‘부딪치다.’가 맞고, ‘부딛히다.’는 ‘부딪히다.’로 써야 한다. ‘또 뵈요.’는 ‘또 뵈어요’의 준말인 ‘또 봬요’로 사용해야 올바르다.
‘안 되!’가 아니고 ‘안 돼!’라고 말해야 맞고, 반면에 ‘안 돼죠’는 틀리고 ‘안 되죠’가 맞다. 기본형이 ‘아니 되다’, ‘안 되다’이다. 따라서 ‘안 되어’의 준말은 ‘안 돼’가 된다. 이치를 따져보면 당연한데 많은 이들을 잘못 쓰고 있다.
우리말을 제대로 쓰는 일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대학이나 대학원을 나온 어엿한 사회인들도 100% 맞는 우리말을 쓰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분주한 일상에서 한글 맞춤법을 빠짐없이 통달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모국어(한국어)를 잘못 쓸 수도 있구나’하는 겸허한 생각으로 수시로 사전을 찾아보는 습관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복잡한 맞춤법은 그때그때 고쳐 쓰더라도, 다음과 같은 쉬운 표현만큼은 제대로 쓰면 좋겠다.
얼마 전 설(설날)에 “구정 연휴 잘 보내세요.” “구정을 맞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문자 인사가 많았다. 무심코 습관이 되어 쓴 말이겠지만 아쉬운 대목이다. ‘구정’은 일제 때 전통 명절 설날을 옛날 것으로 경시하고 없애려고 만들었던 단어다. 양력 1월 1일을 ‘신정’으로 음력 1월 1일을 ‘구정’으로 불렀었다. ‘구정’이 아니라, 부르기도 좋고 듣기도 좋은 ‘설’, ‘설날’을 마음껏 쓰자.
“여쭤보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미리 말씀드립니다.” “말씀드리는 내용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 저에게 여쭤보세요.” 참으로 큰일 날 표현이다. “물어보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언제든지 저에게 물어보세요.”라고 해야 옳다. 높이는 말만 갖다 붙이면 되는 줄 알고 자기를 존대하는 문장으로 둔갑시켜 버젓이 사용한다. 문제는 이런 말이 스스럼없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듣는 이들도 무엇이 잘못됐는지 모르고 넘어가기도 하니 안타깝다.
이제 한국어는 전 세계인의 언어가 되어 가고 있다. 조금 더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다가가면 좋겠다. 정말 자랑스러운 한국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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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가 ▲(재)역사인물화문화재단 감사 ▲(주)일진파워 고문 ▲제20대 수도전기공고 교장 ▲한전 홍보실장 ▲한전 도쿄지사장 ▲「매경춘추」 「한경에세이」 「전기신문」 필진 ▲bbb코리아 통역봉사자 ▲ 서울글로컬교육연구원 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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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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