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로 확산되는 ‘청소년 SNS 규제’
호주와 인도네시아가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이용을 제한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한국에서도 유사한 규제 필요성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콘텐츠 소비를 정교하게 유도하는 시대에 청소년 보호와 디지털 권리 사이의 균형이 중요한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로 확산되는 ‘청소년 SNS 규제’
대표적인 사례가 호주다. 호주 정부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계정 개설을 제한하는 법적 장치를 추진하며 플랫폼 기업에 강력한 연령 확인 시스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청소년 정신 건강 악화와 사이버 괴롭힘 문제를 주요 정책 배경으로 설명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역시 강력한 규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6년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사용을 제한하는 정책을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통신디지털부 장관인 머우트야 하피드(Meutya Hafid)는 정책의 취지를 설명하며 “아이들은 음란물, 사이버 괴롭힘, 온라인 사기, 그리고 무엇보다 중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정부는 부모들이 더 이상 알고리즘이라는 거대한 존재와 홀로 싸우지 않도록 돕기 위해 개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SNS 규제 논의는 청소년 보호라는 사회적 가치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이 전면 금지에 신중한 이유
한국에서는 아직 전면 금지 정책에 대해 신중한 분위기가 강하다. 가장 큰 이유는 표현의 자유 논란이다. 과거 청소년의 심야 게임 접속을 제한했던 ‘셧다운제’를 두고도 논쟁이 이어졌다.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2014년 해당 제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지만, 청소년의 문화 향유권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은 계속 제기됐다. SNS 전면 금지는 이러한 논쟁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산업계의 반발도 변수다. 한국에는 네이버, 카카오, 하이브 등 글로벌 플랫폼과 경쟁하는 IT·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존재한다. 네이버 밴드, 카카오톡같은 플랫폼도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어 산업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해외 플랫폼만 규제할 경우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 논란도 제기된다.
규제 효과에 대한 회의론도 적지 않다. 청소년들이 VPN을 이용해 접속을 우회하거나 부모 계정을 이용할 경우 실질적인 규제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지’보다 교육 대안, 핀란드 사례
일부 전문가들은 차단 중심 정책보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핀란드다. 핀란드는 강력한 규제 대신 학교 중심의 미디어 리터러시(문해력) 교육을 강화해 청소년의 온라인 피해 지표가 유럽연합(EU)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국가로 평가받는다.
책임과 권리의 균형
그럼에도 흐름은 변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SNS 제한 정책과 호주의 규제 움직임, 그리고 한국에서도 증가하는 청소년 SNS 피해 사례가 맞물리면서 관련 입법 논의가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AI가 콘텐츠 환경을 급격히 바꾸는 시대, 청소년을 보호해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과 디지털 시대 주역으로 성장할 권리 사이에서 한국 사회가 어떤 균형점을 찾을 것인지 주목된다.
GK뉴스온 이후형 특파원 hhleejk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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