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GK뉴스온] 박주은 기자 = "우리는 인생에 대한 안내서 없이 삶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책들 중 한 권은 당신의 인생책이 될 것입니다.“
카이스트(KAIST) 김대식 교수가 최근 유튜브 채널 '책과삶'의 '사람산책' 코너에 출연해, 자신이 수십 번 읽으며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아끼는 인생 도서들을 소개했다. 뇌과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문학과 철학, 그리고 삶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기사로 정리했다.
1. 질문을 찾는 기계, 지구와 42의 비밀
더글라스 애덤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김 교수가 고등학생 시절부터 탐독한 이 책은 지구가 우주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파괴되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인공지능 컴퓨터 '깊은 생각'이 내놓은 우주의 비밀에 대한 답은 황당하게도 숫자 '42'다.
김 교수는 "이 책에서 지구는 '삶의 의미'라는 답에 대한 '질문'을 찾는 거대한 컴퓨터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개개인의 삶이 그 거대한 계산의 한 단계라고 보며, 이 책을 "인생 사용 설명서"이자 "철학 안내서"로 추천했다.

2. 인간의 5만 가지 잡생각을 글로 옮기다
제임스 조이스, <율리시스>
20세기 최고의 문학 작품으로 꼽히지만 읽기 어렵기로 소문난 이 책에 대해 김 교수는 "오기가 생겨 10년 동안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읽었다"고 고백했다.
<율리시스>는 주인공 레오폴드 블룸의 단 하루 동안의 일과를 다루지만, 그 분량은 1,000페이지가 넘는다. 김 교수는 이 책이 "인간의 억제되지 않은 모든 잡생각을 글로 표현한 유일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뇌과학적으로 볼 때 언어의 해상도는 생각보다 낮아 오해가 발생하지만, 이 책은 그 간극을 메우려는 처절한 노력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3. 추한 세상 속 예술의 존재 이유
오르한 파묵, <내 이름은 빨강>
터키의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의 이 작품은 몽골 군대의 바그다드 침공이라는 잔인한 역사적 배경에서 시작된다.
김 교수는 "세상이 이렇게 잔인한데 왜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야 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 책을 통해 예술의 역할을 재정의한다.
특히 중동 문명을 이해하는 훌륭한 입문서로서 이 책의 가치를 강조했다.

4. 고독한 레오파드가 산으로 올라간 이유
어니스트 헤밍웨이, <킬리만자로의 눈>
짧은 단편이지만 김 교수가 10년에 한 번씩 꺼내 읽는 책이다. 아프리카의 높은 산 정상에서 얼어 죽은 레오파드의 사체는 독자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그는 "10대, 20대, 30대 읽을 때마다 레오파드가 산에 올라간 이유에 대한 답이 달라진다"며, 아무것도 없는 곳을 향해 기꺼이 올라가는 인간의 의지를 투영해볼 것을 권했다.

5. 사회적 시선이라는 '벌레의 껍질'
프란츠 카프카, <변신>
어느 날 아침 거대한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 잠자의 이야기는 현대인에게도 서늘한 통찰을 준다. 김 교수는 "내가 누구인가도 중요하지만, 세상이 나를 어떻게 보는가 역시 자아의 중요한 일부"라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가 노화하며 외형이 변하는 과정 또한 일종의 '변신'이라며, 타인의 시선과 내면의 자아 사이에서 겪는 실존적 고민을 카프카가 미래학적으로 예견했다고 덧붙였다.

[기자의 시선]
김대식 교수는 "남은 인생 동안 읽을 수 있는 책의 권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며 기회비용을 따져 엄선된 클래식을 읽을 것을 조언했다.
오늘 소개된 다섯 권의 책은 단순한 독서를 넘어, 우리가 왜 사는지, 그리고 어떻게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뇌과학자의 다정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영상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Ttz5cuBDO-0
박주은 기자 (GK뉴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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