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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수요칼럼]작은 공간의 사랑

  • 윤향옥 기자
  • 입력 2026.03.17 12:40
  • 조회수 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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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수재, 영재. 이들은 처음부터 스스로 빛을 내기도 하지만 진흙 속에 파묻히거나 그늘에 가려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누군가 이들을 알아보고 빛을 발할 수 있는 길로 이끌어줘야 한다.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유명한 아이작 뉴턴은 일찌감치 그를 알아본 소년 시절 학교의 교장이 아니었다면 농장에 파묻혀 지낼 뻔 했지만, 농장을 맡기려는 뉴턴의 모친을 끈질기게 설득하여 케임브리지대에 보내는데 성공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1916년 상대성 이론을 발표했을 때 유럽의 과학자들은 세계 1차 대전 직후인지라 독일인의 주장은 가치가 없다.’며 감정적으로 맞섰지만 영국의 물리학자 아서 에딩턴은 그 중요성의 깨닫고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옳음을 증명하며 상대성 이론이 오늘날 현대 과학을 발전하도록 이끌었다.

- 교육을 하는 사람들은 선구안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신문 기사 중에서 -

 

3월이 되면 자녀의 학급이 정해져 새로운 담임선생님을 만나는 때가 학부모님들에게는 걱정과 기대로 스산한 시간이겠지만 학교에서 아이들을 맞이하는 교사들도 3월은 바쁘고 분주하다. 저 위의 글은 교직에 있을 때 학부모님들께 보내던 편지의 서두이다. 그 해는 초등학교의 사춘기라고 할 만큼 변화무쌍한 5학년 학생들의 담임을 맡아 자료를 찾던 중 저 신문 기사를 발견하고 학부모님들에게 보내는 편지의 머리말로 인용하였다.

 

학급 담임을 하다 보면 아직은 미숙한 학생들이라 실수를 하기도 하고 서로 다투기도 하지만 어쩌면 내가 맡은 아이들이 흙 속에 묻혀진 진주 같은 재주를 가지지 않았을까 찾아보곤 하였다. 나도 저 신문 기사처럼 아이들의 숨은 역량을 알아차릴 수 있는 선구안을 가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더욱이 앞으로 다가올 우리 아이들의 세계는 더욱 다양해 질 것이고 세분화 될 것이므로 어찌 보면 골고루 잘 하는 것 보다 무엇 하나에 빼어난 재주가 있는 것이 발전 가능성이 더 많지 않을까?

 

그 해에 나는 참으로 어려운 학생이 하나 있었다.

신샛별(가명), 샛별이는 참으로 영리한 학생이었다. 모든 면에서 탁월하게 우수하였는데 못하는 것은 한가지 체육활동이었다. 영리한 샛별이는 체육활동을 할 때면 자신이 못하는 것을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았고 특히 두 팀으로 나누어서 게임을 할 때면 수업 전체를 방해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전체가 함께 봉사 활동이나 청소 등은 참여하지 않거나 어디로 사라져서 다 끝날 때 쯤 오는 것이었다. 자기가 돋보이는 활동은 열심이고 협동하거나 남을 배려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슬쩍 빠지는 모습이 교사인 나의 눈에는 좋아 보일 리가 없었다.

 

다른 면에서 우수하니 나의 눈에는 이기적으로 보였고 어떻게든 지도를 하고 싶어 좀 더 강한 방법으로 지도하던 중 샛별이의 아빠가 찾아오셨다. 아빠의 말씀은 샛별이는 늦둥이인데 어려서부터 아토피 증세가 심하고 너무 몸이 약해서 잠도 잘 못 이루는 샛별이를 키우면서 부모님께서는 샛별이 위주로 뭐든 허용적으로 키워서 다른 사람의 입장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로 자랐다고 했다. 그런 와중에 책을 좋아해서 독서를 많이 하고 영리하니 고맙기만 하였다고, 지금은 고학년이 되었는데 남의 입장을 잘 헤아리지 못하는 점을 고쳐주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 상담을 오셨다는 것이다.

 

아빠의 진솔한 마음을 듣고 이야기 나누면서 나는 오히려 나 자신을 반성하였다. 샛별이는 다른 면에서 우수하니 똑똑하면 무엇이든 잘 할 거라는 나의 선입견으로 다른 아이들도 더 배려해야 해야 하는데 자기만 아는 모습에 실망하고 교사인 나의 입장도 다 알면서 마치 일부러 학급 경영을 훼방하는 것처럼 내가 오해한 것은 아닐까? 집 안의 늦둥이들은 부모가 나이보다 더 어리게 대하는 경우가 많고 샛별이도 그런 환경과 허약한 몸으로 과잉보호 되어 인성적인 면은 덜 발달 할 수도 있는데 나는 샛별이의 기준을 나 나름대로 높여 놓고 그것에 따라 오지 못한다고 질책한 것일 수도 있다는 마음이 들었다.나의 마음이 바뀌니 샛별이를 좀 더 부드럽게 대하고 면박을 주고 혼내기보다 따뜻하게 대하니 똑똑한 샛별이는 조금씩 행동이 바뀌었고 2학기에는 전교 부회장까지 하면서 즐거운 학교생활을 이어갔다.

 

우리 교사끼리는 힘들게 하는 학생이 있으면 이런 말을 하곤 한다.

‘00이는 나랑 정말 안 맞아

오랜 세월 학생들을 가르치다 보니 아이들은 잘못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자랄 수 밖에 없는 환경이나 아이와 잘 맞지 않는 부모의 양육 태도 등 그 이유는 대부분 어른들에게 있는 경우가 많다.

 

형제도 별로 없는 요즘 우리 아이들, 작은 공간이지만 함께 만나 바다보다 깊은 우정을 쌓고 하늘보다 넓은 사랑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이 교실이기를 바라며 오늘도 나와 함께 공부하는 아이들과 눈을 마주친다.

샛별 같은 눈동자에 사랑을 더하고 보석 같은 재주를 함께 찾아 나날이 성장하여 밝은 미래를 품에 안을 우리 친구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교실, 이 작은 공간에  사랑을 듬뿍 담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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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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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아동문학에 동시로 등단/저서 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2003), 꿈이 있는 교실(2007) 시집 숨바꼭질(2023) / 상담 심리학 석사 / 글로컬교육연구원 이사 / 대한민국 초등교원으로 38년 봉직하고 현재 청소년 보호시설에서 초등 통합과정을 지도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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