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거권은 헌법 조문 속에 잠자는 문구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현관문 앞에서 실현되어야 할 상식입니다.”

글 선종국 한국주거복지사협회 회장
우리는 지난 8번의 연재를 통해 집이 단순히 사고파는 자산이 아니라, 우리의 심리와 성격에 영향을 미치고, 이웃과 연결되며,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다층적인 공간임을 살펴보았다. 이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때이다. “당신에게 집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 ‘재산의 전부’가 아닌 ‘존엄한 삶의 토대’로 바뀌는 순간, 우리 사회의 주거 복지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집은 상품인가, 권리인가?
대한민국 헌법 제35조 제3항은 "국가는 주택개발정책 등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즉, 집은 돈이 있는 사람만 누리는 쇼핑 리스트 속 ‘상품’이 아니라, 인간답게 살기 위해 국가와 사회가 보장해야 할 ‘기본권(주거권)’인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 주거권은 종종 경제 논리에 밀려나게 된다. 집값이 오르면 자산가들은 환호하지만, 그 이면에는 높아진 월세와 주거 불안에 시름하는 수많은 주거 약자들이 있다. 주거권이 상식이 되는 사회란, 누군가의 ‘대박’을 위해 다른 누군가의 ‘안식처’가 위협받지 않는 주거 정의가 실현되는 사회이다.
흩어진 가치들을 하나로 묶는 ‘주거 복지’
그동안 우리가 살펴본 주제들은 결국 ‘주거권’이라는 하나의 퍼즐을 완성하는 조각들이었다.
* 심리적 안녕: 콘크리트 상자가 아닌 자아를 성장시키는 공간.
* 사회적 연결: 고립을 방지하고 이웃과 연대하는 마을 공동체.
* 지속 가능성: 기후 위기 속에서도 에너지 소외 없이 누리는 따뜻함.
* 포용성: 나이가 들어도 장애가 있어도 살던 곳에서 존엄을 유지하는 삶.
이 모든 가치는 주거를 권리로 인식할 때 비로소 정책이 되고 예산이 되어 국민의 삶에 스며든다. 주거 복지는 시혜적인 시선으로 베푸는 ‘선물’이 아니라, 국민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를 지켜주는 국가의 의무인 것이다.
‘나의 집’에서 ‘우리의 주거’로
주거권이 상식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내 집값이 떨어질까 봐 임대주택 건립을 반대하는 ‘님비(NIMBY)’ 현상을 넘어, 우리 동네에 어려운 이웃을 위한 안정적인 주거지가 생기는 것을 ‘공동체의 성숙’으로 받아들이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
내가 오늘 누리는 따뜻한 방 한 칸의 평온함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허용될 때, 비로소 집은 우리를 가두는 ‘콘크리트 장막’이 아닌 우리 모두를 품는 ‘따뜻한 공동체’가 될 것이다.
주거복지의 밝은 미래를 향하여!
당신에게 집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에 대한 우리의 답이 “모두가 함께 행복을 가꾸는 권리”로 모일 때, 대한민국 주거 복지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 소중한 가치를 다음 세대에게 어떻게 전승하고, 현장에서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라는 마지막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고 하겠다.
“주거권은 헌법 조문 속에 잠자는 문구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현관문 앞에서 실현되어야 할 상식입니다.”

선종국 한국주거복지사협회 회장 & 경민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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