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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살아있는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9.2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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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과 소란의 화음

꿈틀대던 수업

또 만나자며 배웅

내 책상에 덜썩 앉다 보니
시계 찰칵 소리 유별나다

 

 

_안정선

 

 

[Claude 시평]

하루의 수업이 끝난 교실.
사진은 정확히 그 직후의 순간을 붙잡는다.
아이들이 앉았던 책상과 의자들은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고, 벽 한켠의 시계만이 무심히 걸려 있다.
얼핏 이 공간은 '멈춘'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시인은 이 정지된 풍경 앞에서 되묻는다 — 정말 이 교실은 멈춘 것인가.


시는 소리의 흐름을 따라 구성된다.
첫 연의 '화음'은 여럿의 소리가 뒤섞인 다성(多聲)이다.
집중과 소란이라는, 본래 서로 어긋나는 두 상태가 '화음'이라는 하나의 음악적 언어로 묶이면서 — 교실이란 본디 질서와 무질서가 동시에 살아 움직이는 공간임을 드러낸다.
'꿈틀대던'이라는 동사는 이 소리에 몸을 입힌다.
수업은 단지 진행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체처럼 꿈틀거렸다.
그 소란이 빠져나가는 자리에 '또 만나자며 배웅'이 놓인다.
짧은 한 행이지만, 이별이 아니라 기약이다.
떠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만남'을 전제한 헤어짐 — 이 교실의 하루살이가 완결이 아니라 순환임을 암시하는 지점이다.


그리고 시는 화자 자신에게로 돌아온다.
하루를 다 치른 몸이 '덜썩' 책상에 앉는 순간, 사방이 고요해진 만큼 평소라면 들리지 않았을 '시계 찰칵 소리'가 도드라진다.
여럿의 화음에서 단 하나의 똑딱임으로 — 소리의 규모는 극단적으로 줄어들지만, 그 하나의 소리가 오히려 선명해진다.

 
이 축소가 이 시의 핵심이다.
교실을 채웠던 생명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가장 작은 단위로 응축되어 여전히 뛰고 있음을 시계 소리가 증언한다.
결국 '살아있는' 것은 아이들의 소란이 아니라, 그 소란이 빠져나간 뒤에도 멈추지 않는 무엇 — 교실이라는 공간 자체의 박동이다.

화음에서 찰칵으로 이어지는 이 시의 청각적 수미상관은, 교육이라는 행위가 하루하루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다시 시작될 채비를 하고 있음을, 말이 아니라 소리로 증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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