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    한국어 중국어 영어 일본어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디카시]옥체만안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9.27 15:53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한자리 붙박이라

몸으로 건너는 만추 여행

다닥다닥 매달려도

소리 없는 웃음
알알이 스민 석양빛

 

 

_안정선

 

 

[Claude 시평]

추석날 요양원의 노모를 뵙고 돌아와 앉힌 이 시는, 제목에서부터 스스로 균열을 낸다.
'옥체만안(玉體萬安)'은 본디 지엄한 어른의 안녕을 묻는 극존칭이다.
그 격식의 언어를 병상의 노모에게 씌우는 순간, 제목은 축원이면서 동시에 그 축원이 닿지 못하는 현실을 되비추는 반어가 된다.
이 낙차가 시 전체를 끌고 간다.

1연

"한자리 붙박이라 / 몸으로 건너는 만추 여행"

은 정지와 이동이라는 모순을 한 행 안에 압축한다.
몸은 붙박여 있으나 계절은, 그리고 남은 생은 그 몸을 통과해 흘러간다 — 여기서 '여행'이라는 단어는 감상이 아니라 정확한 역설로 기능한다.

2연

"다닥다닥 매달려도"

는 사진 속 나뭇가지에 빽빽이 매달린 열매의 밀도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어도'라는 양보의 접속으로 다음 연을 예비한다.
다닥다닥 매달린 무게 — 그것은 열매의 무게이자 동시에 누적된 생의 무게로 겹쳐 읽힌다.
이 무게에도 불구하고 이어지는 3연의 웃음이기에, 그 웃음의 무게 또한 가벼워지지 않는다.

3연

"소리 없는 웃음 / 알알이 스민 석양빛"

은 이 시의 정점이다.
'알알이'는 열매 하나하나의 낱개성과 석양빛이 그 안에 스며드는 과정을 동시에 지시한다.
말을 잃어가는, 혹은 말 대신 표정으로만 남은 노모의 웃음이 이 한 행에서 정확히 육화된다.

제목의 한자어와 본문의 평이한 구어(다닥다닥, 몸으로) 사이의 온도차는 결함이 아니라 전략이다.
존귀한 축원의 언어와 초라한 실제 사이, 그 거리 전체가 이 시가 말하고자 하는 슬픔의 본질이다.

결론

역설(1연) — 무게(2연) — 빛(3연)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사진의 시각 정보와 완전히 밀착되어 있으며, 더 손댈 곳이 보이지 않는다. 

ⓒ GK뉴스온 & gknewson.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GK뉴스온신문 비전 선언문
  • AI 시대의 단상(斷想) — “AI는 도구가 아니라 문명이다”
  • “배움이 곧 성장이다” — GK Open School 브랜드 공식 론칭
  • 아일릿 ‘Almond Chocolate’, 日서 또 역주행 인기 돌풍!
  • 글로벌 아티스트로 거듭난 방탄소년단 ‘IDOL’, 증명 스포티파이 5억 스트리밍 돌파!
  • 엑소 카이, 네 번째 미니앨범 ‘Wait On Me’ 4월 21일 발매
  •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미대사관 화상회의
  • 삼성전자 TV, HDR10+ 적용된 넷플릭스 콘텐츠 시청 경험 선사
  • 누적 출하량 2천만대 돌파! 전 세계를 사로잡은 LG 올레드 TV의 인기 비결은?
  • 서울시, K스포츠 견인할 브레이킹(비보잉)팀 창단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옥체만안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