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

  •    한국어 중국어 영어 일본어

로그인을 하시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디카시]꾼

  • 안정선 기자
  • 입력 2026.09.27 15:49
  • 댓글 0
  • 글자크기설정

 

또랑에서 굳혀온 포악

어디 가랴

드높은 가을 하늘 아래
모기 숨결 듣는다

방아쇠 이상 무

 

 

_안정선

 

 

[Gemini 시평]

디카시 <꾼>은 사진과 언술, 그리고 제목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긴밀한 삼각 결합을 이루며 극적인 서사를 창출해 낸 완성도 높은 수작이다.

이 작품의 첫 번째 성취는 ‘사진의 재정의’에 있다.
청명한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녹슨 파이프 끝에 고요히 앉아 있는 고추잠자리의 시각적 도상은 지극히 평화로운 늦가을의 한 장면처럼 보인다.
그러나 텍스트가 개입하는 순간, 이 정적인 사진은 사격 직전의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사냥터로 급격히 변모한다.

1연과 2연은 대상을 관찰하는 시인의 깊은 생태적 통찰을 담아낸다.

"또랑에서 굳혀온 포악"

이라는 구절은 수중 유충 시절부터 본능적으로 다져온 잠자리의 야성적 역사(歷史)를 복원해 내며,

"모기 숨결 듣는다"

는 시각적 이미지 뒤에 숨은 고도의 청각적 집중력을 일깨운다.
드높은 하늘과 미세한 모기의 숨결이 이루는 대비는 공중 포식자로서 대상이 가진 예리한 감각을 극대화한다.

이 디카시의 백미는 단연 제목 ‘꾼’과 3연의 "방아쇠 이상 무"가 이루는 서사적 반전이다.
단순한 형태적 비유에 머무르지 않고, 병기(兵器)와도 같은 군사적 단어를 끌어옴으로써 대상을 단순한 자연물이 아닌 냉혹하고 숙련된 ‘베테랑 저격수’로 완성한다.
녹슨 파이프 끝은 저격수의 진지가 되고, 붉게 빛나는 잠자리의 몸통과 날개는 격발을 기다리는 완벽히 정비된 무기가 된다.
사진 속 '정지 상태'를 언술을 통해 '격발 직전의 일촉즉발 상황'으로 전환해 낸 이 작품은, 디카시가 지향해야 할 사진과 언어의 상호작용이 어디까지 밀도 있게 전개될 수 있는지를 명확히 증명해 보여준다.

단단하게 응축된 시상과 여백 속에서 유려하게 뿜어져 나오는 긴장감이 읽는 이의 감각을 날카롭게 벼려내는 작품이다. 

ⓒ GK뉴스온 & gknewson.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전체댓글 0

추천뉴스

  • GK뉴스온신문 비전 선언문
  • AI 시대의 단상(斷想) — “AI는 도구가 아니라 문명이다”
  • “배움이 곧 성장이다” — GK Open School 브랜드 공식 론칭
  • 아일릿 ‘Almond Chocolate’, 日서 또 역주행 인기 돌풍!
  • 글로벌 아티스트로 거듭난 방탄소년단 ‘IDOL’, 증명 스포티파이 5억 스트리밍 돌파!
  • 엑소 카이, 네 번째 미니앨범 ‘Wait On Me’ 4월 21일 발매
  •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미대사관 화상회의
  • 삼성전자 TV, HDR10+ 적용된 넷플릭스 콘텐츠 시청 경험 선사
  • 누적 출하량 2천만대 돌파! 전 세계를 사로잡은 LG 올레드 TV의 인기 비결은?
  • 서울시, K스포츠 견인할 브레이킹(비보잉)팀 창단

포토뉴스

more +

해당 기사 메일 보내기

꾼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