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듯
올 들어 첫 만남반갑기도 전
그림자에 먼저 놀랐다
근육이 웃도록 해야겠다
_안정선
[Gemini 시평]
1. 영상과 언어가 완벽하게 상호작용하는 수작(秀작)
디카시는 단순히 '사진에 어울리는 시'를 붙이는 글쓰기가 아니라, 사진 속 순간의 시적 기호(이미지)를 언어로 번역하고 비틀어 새로운 의미를 창출하는 장르입니다.
본 작품은 피사체의 시각적 특징과 화자의 내면적 감정을 하나의 시어 ‘근육’으로 아우르며 디카시 특유의 정교한 밀착감과 반전의 묘미를 완성해 냈습니다.
2. 세부 비평
1연
(낯익은 듯 / 올 들어 첫 만남)
: 일상에서의 갑작스러운 환기
매년 가을 무렵 마주치는 사마귀라는 존재를 "낯익은 듯 올 들어 첫 만남"이라는 언어로 잔잔하게 시작합니다.
평범한 길거리(보도블록)라는 익숙한 공간 속에서 뜻밖의 생명체와 조우하는 찰나의 순간을 자연스럽게 엽니다.
2연
(반갑기도 전 / 그림자에 먼저 놀랐다)
: 시각적 기호의 포착
사진을 보면 작고 가느다란 사마귀 본체보다, 햇빛을 받아 바닥에 길고 험악하게 늘어진 '그림자'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시인은 이 시각적 기호를 놓치지 않고, 반가움보다 위압감이 먼저 다가온 찰나의 '경악'을 솔직하게 포착해 냈습니다.
사진의 구도와 시인의 시선이 가장 정직하게 만나는 지점입니다.
3연
(근육이 웃도록 해야겠다)
: 결구의 한 방과 시적 승화
이 작품의 백미입니다.
'근육'이라는 단어는 세 가지 중의적 의미를 지니며 시적 완성도를 극대화합니다.
사마귀의 단단한 외형
: 뻣뻣하게 날을 세우고 경계하는 사마귀 특유의 기선제압 자세(굳어 있는 근육).
화자의 긴장감
: 사마귀의 거친 그림자에 놀라 굳어버린 화자 자신의 얼굴과 몸의 근육.
위트 있는 화해
: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굳은 표정'의 대치 상황을 "웃게 만들겠다"는 시적 선언으로 부드럽고 유쾌하게 풀어내는 여운.
[최종 결론]
사진이 가진 경직성(굳은 표정, 날카로운 그림자)과 시가 가진 유연함(근육이 웃도록 해야겠다)이 선명하게 대조를 이루며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더 이상 수정할 곳이 없는, 공모전이나 시집 출간용으로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디카시입니다.
ⓒ GK뉴스온 & gknewson.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BEST 뉴스
-
[황지영칼럼]"내가 할게요"
마포구의 한 초등학교. 당시 학교 주변은 유행에 가장 민감하고 현란한 네온사인을 뽐내는 상가가 즐비했으며, 최신 패션을 선도하는 젊은이들로 넘쳐나던 한국에서 가장 핫한 거리 중 하나였다. 그래서일까? 고학년 여자아이들은 짧은 반바지에 긴 윗도리로 하의실종을 연출하고 연... -
[선종복의글로컬스토리]학교안전, 대한민국의 마지막 사각지대
[선종복의글로컬스토리] 우리는 스스로를 안전 선진국의 문턱에 선 나라라고 말한다. 대형 참사를 여러 번 겪으면서 재난안전법이 정비되었고,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산업현장의 안전 기준도 크게 높아졌다. 공장과 건설현장, 다중이용시설에는 '안전관리 책임자'라는 이름... -
[선종복의 글로컬스토리]“대한민국은 왜 잠시도 조용할 날이 없을까?” … 소음 뒤에 숨겨진 진실
선종복 | 칼럼니스트 / GK뉴스온 대한민국은 오늘도 시끄럽다. 아침에 눈을 뜨면 미디어와 커뮤니티는 정쟁과 갈등, 극단적 대립의 목소리로 넘쳐난다. 현직 대통령과 국정 운영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부터 세대·이념·계층 간의 불협화음까지, 과연 대한민국은 왜 이토록 잠시도 조용할 날이 없을까? &... -
[GK시론]舌禍! 알고리즘! 대한민국은 흔들리고 있다, 해법은?
선우진 기자 말 한마디가 선거판을 뒤집고, 15초짜리 영상 하나가 여론을 갈라놓는 시대다. 대한민국은 지금 '혀'와 '알고리즘'이라는 두 개의 단층선 위에서 흔들리고 있다. ■ 생중계되는 혀, 박제되는 실언 설화(舌禍)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 파괴력은 차원이 달라... -
[선종복의 글로컬스토리]스펙을 넘어 인성으로, ‘협력하는 괴짜’가 미래를 만든다
AI와 인공지능이 삶의 모든 영역에 깊숙이 침투한 대변혁의 시대, 교육과 사회생활의 패러다임이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 과거에는 주어진 정답을 빠르게 맞히고 차곡차곡 스펙을 쌓아 올린 ‘모범생’이 인재의 표준이었다. 하지만 이미 존재하는 정답을 가장 빠르게 찾아내는 역할은 이제 AI의 몫이 되... -
[선종복의 글로컬스토리]저출생 시대, 학교는 왜 더 위험해지는가
올해 서울의 전체 학생 수가 사상 처음으로 8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2026학년도 학급편성 결과에 따르면 서울 2092개 학교의 전체 학생 수는 78만2104명으로 지난해보다 2만8304명 줄었다. 전국으로 눈을 돌리면 상황은 더 뚜렷하다. 초·중·고교 전체 ...
전체댓글 0
NEWS TOP 5
추천뉴스
-
아일릿 ‘Almond Chocolate’, 日서 또 역주행 인기 돌풍!
- 오리콘·애플뮤직 등 주간 랭킹서 순위 상승 지속…어느새 차트 최상위권 넘봐 - 시간 지날수록 순위... -
에스파 ‘Whiplash’ 영어 버전, 오늘(27일) 오후 1시 공개
‘빌보드 위민 인 뮤직’서 무대 첫 선! 에스파 X 스티브 아오키 조합도 기대UP 에스파(aespa, 에스엠... -
‘솔로 데뷔 D-DAY’ NCT 마크, “‘The Firstfruit’는 제 인생을 바탕으로 만든 앨범” [일문일답]
“타이틀곡 ‘1999’, 포부와 1999년 콘셉트가 재미있는 곡… 가사에 타이틀로 확신” “진정성 있는 음... -
알리, 데뷔 20주년 광주 콘서트 '용진' 성료 "신곡 깜짝 선공개"
가수 알리(Ali)의 데뷔 20주년 기념 광주 콘서트가 성황리에 종료됐다. 알리는 지난 12일 광주...







